손보사 '시상금 보험' 쟁탈전기업들 보험가입 못해 16강 사은행사등 지연
2002년 월드컵이 8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내기업들은 경품 이벤트 등 각종 월드컵 마케팅을 아직 제대로 벌이지 못하고 있다.
국내 손해보험사간 분쟁으로 경품 지급을 위해 필수적인 '시상금 보험'에 가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월드컵 붐 조성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경제적 효과도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월드컵 공식 후원사 및 일부 기업들이 월드컵 마케팅에 앞서 가입해야 하는 '시상금 보험'의 인수권을 놓고 손보사간 분쟁이 가열돼 월드컵 붐 조성에 한몫을 할 수 있는 이벤트성 마케팅이 지연되고 있다.
월드컵 공식 스폰서인 현대해상이 시상금 보험 독점 인수권을 주장하는 가운데 삼성화재 등 다른 손해보험사들이 이에 강력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해상측은 "월드컵 공식 보험사인 만큼 기업들이 경품 제공 등 월드컵 관련 마케팅을 벌이는 데 필수적인 시상금 보험의 인수권한은 현대해상에만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삼성화재 등 다른 손해보험사들은 ▲ 월드컵과 관련된 보험 계약을 대외적으로 홍보할 계획이 없고 ▲ 다른 월드컵 후원사들이 시상금 보험 계약을 위해 보험사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현대해상의 독점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현대해상과 나머지 손보사가 정면으로 맞서자 손해보험협회는 월드컵조직위원회에 세 차례에 걸쳐 질의서를 발송, 유권해석을 요구했다. 그러나 조직위는 물론 국제축구연맹(FIFA)의 대행사인 SM코리아도 명확한 중재조치를 내리지 못해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현대해상은 다른 손보사에서 시상금 보험을 판매할 경우 법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자가 모호해 보험계약을 맺지 못한 다수 기업들의 월드컵 마케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면 '한국팀 월드컵 16강 진출시 사은품 지급' 등의 행사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다.
▲ 시상금 보험
기업들이 이벤트 기간 동안 고객에게 약속한 경품제공 사유(한국팀 월드컵 16강 진출, 크리스마스 당일 적설량 1㎝ 이상 기록 등)가 발생할 때 경품제공에 필요한 경비 일체를 지급받는 보험.
박태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