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 연속 상승랠리를 펼치던 코스피지수가 하락반전했다. 급등 속도가 빨랐던 만큼 하락도 가파랐다. 특히 순환매 장세가 진행되는 동안 타업종 대비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던 업종들의 하락폭이 컸다. 전문가들은 경기둔화라는 잠시 잊고 있었던 변수가 재부각됐다는 점을 들어 보수적인 대응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다만 지수가 조정을 마치고 반등에 나설 경우 낙폭이 큰 업종이 강한 탄력을 나타내는 순환매 장세가 재연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6일 만에 찾아온 급락장=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9.28포인트(7.56%) 급락한 1,092.22포인트에 장을 마치며 닷새 연속 이어가던 연속 상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전일 뉴욕증시 급락 및 외국인 매도공세가 지수급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지수 내에 단기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다량 누적돼 있는 만큼 상승탄력이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커져 주식시장은 한 템포 쉬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반등이 오랫동안 지속되기 위해서는 손바뀜을 위한 주가조정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도 “경기 펀더멘털 개선이 없다는 점과 단기에 지수가 급반등한 점을 고려할 때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순환매 장세 끝나나=이날 특히 은행과 건설업종이 각각 14.23%, 12.39% 급락하며 폭락장을 이끌었다. 이들 두 업종은 순환매 장세 끝물에서 초강세를 나타냈었지만 이날 여지없이 무너졌다. 한동안 지속되던 순환매 장세의 종료를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순환매 관점의 접근이 아직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김진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강한 탄력을 나타냈던 업종들이 큰 폭으로 빠지면서 업종별 키 맞추기로 이어졌다”며 “주식시장에 잠재된 높은 변동성을 감안하면 반등이 찾아오더라도 바닥을 탈피할 때까지는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펀더멘털 개선이 아닌 가격 메리트에 의한 순환매=다만 펀더멘털 개선을 바탕으로 한 업종별 선순환이 아닌 낙폭과대에 따른 반발매수 성격의 순환매 장세로 이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형적인 순환매란 한 업종에서 시작된 경제적 건전성이 점차 타업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하지만 최근 순환매는 펀더멘털 요소보다는 가격 메리트에 의한 징후가 짙기 때문이다. 최순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얼마 전까지 지속됐던 순환매는 펀더멘털 개선을 바탕으로 한 선순환이라기보다는 폭락장에서 빼앗겼던 낙폭을 만회하는 차원에서 진행됐다”며 “엄밀하게 말해서 순환매 장세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현 상황에서는 반등이 찾아오더라도 기술적 성격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낙폭이 과도한 종목이 오를 수밖에 없는데 특히 증권ㆍ건설 등 변동성이 높은 업종들이 반등 시 강한 탄력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