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서울포럼 2011] 노벨상 과학자들 "상상력·끈기가 과학연구 핵심동력" 전할듯

내달 27~28일 서울 신라호텔서 개최 <br>작년 물리학상 가임·2008년 화학상 수상 시모무라 교수 <br>적극적인 모험적 연구등 과학기술 발전방향 제시 예상


'‘서울포럼 2011'에는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안드레 가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등 세계적 석학들이 참석해 지속 가능한 과학기술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과학 대중화를 위한 실천적 과제를 제시한다. 지난해 열린 ‘서울포럼 2010’세션 토론 모습. /서울경제DB

'서울포럼 2011'에는 노벨과학상 수상자 2명이 수상 이후 처음 한국을 찾는다. 이들은 기초과학 연구의 핵심요소가 상상력과 창의성, 끈기와 노력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미래성장의 동력인 과학기술의 발전 모델을 제시할 것이다.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할 꿈의 신소재인 '그래핀(graphene)'을 세계 최초로 분리해낸 안드레 가임(52)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와 '녹색형광단백질(GFP)'을 발견해 바이오 혁명의 숨은 주역으로 칭송 받는 시모무라 오사무(下村脩ㆍ83) 보스턴대 명예교수 겸 미국해양생물연구소 석좌교수는 추격형ㆍ모방형 연구에서 선도적ㆍ창의적 연구로 연구개발(R&D) 패러다임 전환을 꾀하고 있는 국내 과학계에 신선한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포럼 이튿날 첫 번째 세션 발제자로 나서는 가임 교수는 기초과학에서 창의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지난 2004년 영국 맨체스터대 물리천문학과의 한 연구실. 러시아 태생의 두 학자가 흑연(graphiteㆍ연필심의 재료)에 스카치테이프를 붙였다 뗐다를 반복했다. 얼핏 장난 같아 보이는 이 실험은 엄청난 발견으로 이어졌다. 세상에서 가장 얇은 물질로 불리는 그래핀을 처음으로 분리해낸 것. 스승과 제자 사이인 안드레 가임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39)는 이 연구업적으로 지난해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두 사람이 그래핀을 발견한 것은 우연처럼 보이지만 대다수 과학자들은 '상상력과 창의성의 승리'라고 평가한다. 이들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그래핀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아쉽게 노벨상을 놓친 김필립 미국 콜롬비아대 교수는 가임 교수팀의 연구방법에 대해 "콜럼버스의 달걀이라는 말이 실감 났다"고 말했다. 국내의 한 물리학자는 "가임 교수의 연구를 보면 '지식보다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이 떠오른다"면서 "연구시설과 연구비 못지않게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임교수에 이어 연설에 나서는 시모무라 교수는 성과를 내기 쉬운 분야로만 쏠리고 모험적 연구를 기피하는 국내 연구자와 연구풍토에 대해 노과학자의 고언(苦言)을 들려준다. 하루 종일 바다에 나가 해파리를 잡았던 30대 초반의 젊은 연구원 시모무라 오사무는 '생물의 발광에는 단백질이 관여한다'는 아이디어를 토대로 실험을 거듭해 1962년 에쿼리아 빅토리아(Aequorea victoria)라는 발광 해파리에서 녹색 형광을 내는 단백질(GFP)을 발견하고 이를 추출해내는 데 성공했다. GFP는 오늘날 전세계 실험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유전자 중 하나다. 생명공학 연구와 의약품 개발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필수도구다. 예를 들어 암을 일으키는 단백질 유전자에 녹색 형광을 내는 GFP를 붙이면 암세포가 어떻게 성장해 어디로 전이되는지 밝혀낼 수 있다. 이 GFP를 발견한 공로로 시모무라 교수는 2008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그해 일본은 4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한꺼번에 배출했지만 일본 언론은 지방의 작은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 교수가 된 후 자유로운 연구활동을 위해 교수직을 버리며 연구에 매달린 시모무라 교수의 인생에 주목했다. 태평양 전쟁으로 중학교를 제대로 졸업하지 못한 시모무라 교수는 거의 독학으로 나가사키의대 부속 약학전문부에 들어가 수석으로 졸업했다. 이후 하라타 요시마사 나고야대 교수 밑에서 조수로 일하면서 갑각류가 물에 젖으면 다양한 빛을 발한다는 내용의 논문을 써 박사과정을 수료하지 않았음에도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0년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워싱턴대 프라이데이 하버 연구소에 있으면서 GFP를 발견했다. 1963년 일본으로 돌아와 나고야대 교수가 됐지만 2년 만에 다시 미국행을 택했다.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자유를 얻기 위해 교수직을 버리고 연구비나 월급을 스스로 조달하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2001년 퇴직한 시모무라 교수는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1년에 1~2개월 정도는 바닷가 근처에 머물면서 해파리를 잡는다. 발광 해파리가 왜 빛을 내는지 아직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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