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LG카드 증자협상 타결되기까지

채권단과 LG그룹은 1조원 규모의 LG카드 증자협상을 타결하기까지 `협박'과 `달래기'를 이어갔다. LG카드 증자 문제가 본격 거론된 것은 지난 10월. 당시 국정감사에서 유지창 산업은행 총재는 "1조5천억원 정도의 증자가 필요하며 증자를 할 경우 채권단과 LG그룹이 분담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LG카드의 자본잠식률을 50% 밑으로 떨어뜨려야 상장폐지되는 상황을 피할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채권단을 대표하는 산업은행은 곧바로 컨설팅회사인 딜로이트앤투시에 LG카드정상화를 위한 실사를 요청했고 11월 중순 실사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받았다. 보고서의 주요내용은 LG카드가 1조2천억원 규모의 증자를 한 뒤 5.7대 1로 감자해야 상장을 유지할 수 있고 정상화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채권단은 지난 11월20일 증자를 본격 추진하기 위한 채권단 회의를 소집했으며이 자리에서 LG그룹이 8천750억원을 부담하고 나머지를 채권단이 부담하기로 했다. 그러나 채권단의 요구를 받은 LG그룹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미 올초에 1조1천75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했으며 더 이상의 요구를 하지 않겠다고 하고서 왜 증자참여를 요구하느냐고 맞섰다. 심지어 1년동안 경영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권단이 책임져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채권단의 입장은 달랐다. LG그룹은 자금지원을 하긴 했지만 연 7~8%의이율로 이자를 꼬박꼬박 챙겼기 때문에 3조5천억원을 출자전환한 채권단과 비교해볼 때 지원한 것도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LG그룹이 증자요구를 수용할 뜻을 전혀 보이지 않자 채권단은 지난 14일 7천700억원으로 증자규모를 낮춰 제안했다. 그러나 LG그룹은 바로 다음날 LG전자와 LG화학이 이사 간담회에서 증자참여를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정리했으며 20일 공식적으로 거부의사를 채권단에 전달했다. 이에 22일 채권단은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LG그룹이 `증자를 아예 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고 7천700억원을 할 수 없다는 뜻'이라는 통보를해 옴에 따라 채권단은 LG그룹이 증자규모를 결정해 알려주도록 요구했다. 이후 막후협상에서 채권단은 6천700억원까지 부담액을 낮춰 제안했으며 LG그룹은 27일 이마저도 수용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신 공평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3개 법률.회계법인에 분담금액 산정을의뢰했으며 29일 LG그룹이 최대 2천643억원까지만 출자전환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에 유지창 총재는 30일 LG그룹 구본무 회장과의 담판을 요구했으며 30일 밤 9시부터 31일 새벽 3시까지 이어지는 마라톤협상 끝에 한발짝씩 더 양보해 극적으로합의를 도출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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