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침체로 사라진 일자리 가운데 4곳 가운데 1곳은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더라도 다시 생기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일자리 창출을 집권 2년 차 국정 최대 과제로 설정한 오바마 행정부는 고용촉진 법안의 의회 통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5∼9일 이코노미스트 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월례 정기 설문조사 결과 느린 경기 회복과 산업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사라진 일자리 24%가 다시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고 12일 보도했다. 2007년 12월부터 시작된 경기침체 시작 이후 사라진 일자리는 지난 1월말까지 840만개. 이중 약 4분의 3 정도는 경기 순환에 따른 것이지만 나머지는 구조적인 실업이어서 경기 회복 후에도 일자리 회복이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경기회복 속도가 완만해 고용 상황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 어려운데다 경기침체를 계기로기업이 생산라인의 자동화와 공장의 해외 이전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노동 집약적인 산업의 쇠퇴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미 경제성장률을 3%로 전망하고 내년까지 일자리 창출 규모가 월 13만3,000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월 13만개 수준의 신규 일자리는 노동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경제활동인구를 간신히 흡수할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해 올 연말 실업률이 9.4% 수준에 이르는 등 크게 낮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고용시장의 견실한 회복을 위해서는 월평균 2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나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백악관은 11일 올해 월 평균 9만5,000개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전망하지만이 정도로는 고용 수요를 흡수하지 못한다며 지난해 말 제안한 일자리 창출법안의 입법화를 서둘러 줄 것을 의회에 촉구했다. 이와 관련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던 일자리창출 법안 상원안이 이날 공개됐다. 상원 재무위원장인 맥스 보커스(민주ㆍ몬태나주) 의원과 재무위 공화당 간사인 찰스 그레슬리(아이오와주) 의원이 공동으로 마련한 이 법안은 실업자 고용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 각종 건설프로젝트 추진 등에 870억 달러 규모의 재정 투입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법안에는 올 들어 최소한 2개월 이상 일자리 없이 지낸 실업자를 고용하는 기업에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것을 비롯해 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고속도로 신탁펀드 연장, '미국부흥채권'발행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실업자들에 대한 각종 지원을 오는 6월까지 연장하고, 실업자 건강보험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도 포함됐다. 앞서 하원은 지난해 12월 1,550억 달러 규모의 일자리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상원에서는 법안 추진이 미뤄져 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