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형규(가명)씨는 최근 '직구(차를 팔려는 개인과 직접 만나 구매)'로 중고차를 산 뒤 에어컨을 틀었다가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추석 이후 차를 사다 보니 미처 에어컨을 가동시켜 볼 생각을 하지 못하다가 날이 더워 작동을 해보니 에어컨 냉매가 떨어져 찬바람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추가로 살펴보니 자동차 뒷바퀴도 마모가 심해 조만간 바꿔야 할 처지였다. 이것저것 다 더하다 보니 필요 비용만 50만원이 됐다.
김 씨처럼 꼼꼼히 따지지 않고 중고차를 샀다가는 추가 비용이 만만치 않게 나온다. 하자 부분은 계약 때부터 따져 차 값을 깎아야 한다. 그래도 김 씨의 경우 사정이 나을 수도 있다. 사고차량이나 침수 여부를 모르고 사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를 따져보지 않고 샀다가는 돈이 계속 들어가게 된다.
자동차에 대해서 잘 모른다면 SK엔카 같은 중고차 거래 전문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용에 따른 수수료가 나가겠지만 중고차를 잘 사는 것 자체가 중요한 재테크이기 때문이다.
우선 중고차는 맑고 밝은 날 평평한 실외에서 확인해야 한다. 차량을 멀리서 봤을 때 기우뚱하게 서 있다면 사고로 인해 차체가 변형됐거나 충격 완화장치가 고장 났을 수 있다.
외관은 운전석 앞문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확인해봐야 한다. 주변과 다른 색상이 있는 곳이 있다면 사고로 해당 부분을 교환했을 수 있다. 특히 문 아래쪽 분은 긁힘이나 찌그러졌을 가능성이 있으니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각종 오일 상태와 누유여부도 체크해야 한다. 엔진 오일과 변속기 오일, 브레이크 오일, 파워스티어링 오일, 냉각수 상태 등을 따져봐야 한다. 타이어는 바닥과 닿는 홈의 깊이가 적정한지 확인해야 한다. 타이어 옆면은 손상이 있으면 고속주행시 위험한 만큼 반드시 살펴봐야 할 사항이다.
시동도 걸어봐 가솔린이나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인데 진동이 심한 지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진동이 심하면 엔진을 받치고 있는 고무 부품인 엔진마운트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 헤드라이트와 방향지시등이 제대로 켜지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것은 기본이고 파워윈도나 오디오, 에어컨, 히터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도 중요하다. 열선시트와 전동시트, 뒷유리 열선, 선루프가 있다면 이것도 정상작동 여부를 체크해야 한다. 이들 장치는 고장이 나면 엔진 수리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 수도 있다.
사고와 침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보험개발원(www.kidi.or.kr)의 사고이력조회를 이용하면 된다. 사고이력조회에서는 차량 정보와 보험처리 횟수를 알 수 있다. 차량에 따라 다르지만 1회 보험처리 금액이 200만원 이상이라면 사고가 났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주행거리 조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판매자에게 자동차 등록증과 성능점검기록부를 요청해 이를 바탕으로 자동차 제조사의 애프터서비스센터나 교통안전공단 홈페이지(www.ts2020.kr) 내 검사소센터의 검사이력을 비교해보면 된다.
이 밖에 압류 근저당 설정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자동차등록원부를 조회하면 된다. 자동차등록원부는 구청이나 차량등록사업소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