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원화가치 하락… 업종별 영향/자동차·조선·반도체 “호재”

◎항공·정유·해운업계 “고통”원화의 대미 달러환율이 폭등하는 등 외환시장 불안이 가중되자 기업들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재계는 원화환율이 조만간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당장 원화가치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정유 항공 해운업계는 고통이 크다. 반면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 수출기업들은 『원화값 하락으로 가격경쟁력이 유리해져 수출을 늘릴 수 있다』며 호재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분석. 또 무역과 해외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종합상사들은 환율상승에 따른 수출채산성 개선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오히려 외화차입금에 대한 상환부담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룹차원 통합 추진 ◇그룹별 대책=현대는 계열사별로 이뤄지던 환율관리를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룹차원에서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대우그룹은 환율이 9백원선을 넘어선 지난주 각 계열사에 「원화절하에 대한 전망과 대책」이라는 공문을 보내 최근 환율동향이 수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환 리스크도 생길 수 있는 만큼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운영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대우는 이 공문에서 수입대금의 결제는 되도록 앞당기고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달러화의 매각시기는 되도록 늦출 것을 지시했다. ○수출증대 효과 작아 ◇자동차=수익성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수출증대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마르크화 등 다른 통화로 결제하는 지역도 많기 때문.이에 따라 업계는 결제통화를 달러화로 유도하는 한편 이번 기회를 수출증대로 이어간다는 전략 아래 각 지역에 맞는 광고 및 판촉지원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일 방침이다. ◇조선=수주산업이어서 환율상승의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2년전 수주한 배를 지금 출고하고 있는데 달러당 50∼70원의 환차익을 얻고 있다』며 『특히 환율이 달러당 9백원대를 지속할 경우 세계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에 대해서도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가전 반사이익 없어 ◇전자=반도체를 제외한 가전제품은 기대만큼 충분한 반사이익을 누리지는 못하고 있다. 미국에 대한 수출의 경우 환율상승덕을 보고 있으나 이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현지통화의 약세로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에 따라 수출물량에 대한 달러화 결제 베이스를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또 이번 기회를 통해 미국시장의 점유율을 높인다는 목표아래 ▲미국시장에 대한 판촉 강화 ▲고가 고급형 제품의 수출강화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정유·항공·해운=눈뜨고 손해를 보고 있다. 연불수입방식으로 대금을 결제하고 수입물량도 워낙 많기 때문에 대금결제에 대한 진통을 겪고 있다. 특별한 대책이 없다는 것도 이들 업계의 고민거리. 결제통화변경, 선물환거래 확대 등을 통한 환차손 줄이기 노력을 펴고 있으나 이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환율상승에 따른 원가부담 요인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이런 상태라면 대책이 전무하다』고 하소연했다. ○외채상환 부담 우려 ◇종합상사=수출증대보다는 외채상환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종합상사들은 ▲수입대금 조기결제 ▲연지급 자제와 수출네고 연장 ▲사내 선물환제도 적극 활용 등 환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환율상승에 따른 채산성 개선효과를 수출증대로 이어간다는 전략 아래 다각적인 수출증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엔화차입 확대 추진 ◇기업별대응=대한항공은 올 상반기 외환수지 적자가 8백38억원에 이르고 달러로 빌린 부채가 45억달러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원화가치가 계속 떨어짐에 따라 외화 차입구조를 달러대신 엔으로 바꾸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현대건설과 동아건설 등 건설업체들은 달러화의 가치상승으로 환차익을 내는 등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특히 각 기업들은 환투기에 가까운 달러사재기를 자제하는 등 환율안정에 주력하고 있다.<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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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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