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의 대규모 병력이 걸프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4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 `시간이 다하고 있다`고 발언, 이라크전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원유가격이 2년래 최고치로 치솟는 등 국제 상품 시장도 크게 술렁이고 있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이날 “(후세인의) 책략과 속임수에 신물이 난다”며 인내심의 한계를 표현하는 등 최근 들어 가장 수위 높은 강경 발언을 구사했다. 그는 “후세인이 무장해제를 진행하고 있다는 어떠한 증거도 찾아볼 수 없다. 사담 후세인에게 주어진 시간이 다하고 있다(Time is running out)”며 조속한 무장 해제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최근 미국과 더불어 걸프 지역 파병 인원을 대폭 늘리고 있는 영국측에서도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이 부시 대통령의 발언에 동의하며 유엔의 결의가 없다 해도 미국이 공격에 나설 경우 함께할 뜻을 밝혀 전쟁 불안감을 부추겼다.
한편 이날 부시의 발언으로 이라크 전 발발 우려가 커지면서 유로 대비 달러가치는 3년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원유 시장에도 큰 파장이 미쳐 런던시장에서 거래된 브렌트유는 2년래 최고치인 배럴당 31달러 25센트를 나타냈다. 미 서부 텍사스산(WTI)중질유역시 장중 한때 32.90달러를 기록하는 등 33달러에 육박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