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부터 일주일에 두번씩 개인 레슨과 앙상블 연습을 위해 정기적으로 수원 아트센터를 오가는 준영이는 경기 안산에 위치한 집에서 수원 아트센터까지 이른 아침에 먼 거리를 가야 하는 수고로움에도 연습 날만 손꼽아 기다린다. 연습을 시작한 지 8개월이 된 지금은 정기연주회 때 유일하게 독주 무대를 가질 만큼 실력이 성장했다.
이 같은 변화는 준영이만의 일이 아니다. 창단 초기, 산만하고 집중력이 낮아 연주는커녕 5분 이상 악기연습에 집중하지 못했던 ‘SEM 오케스트라’의 아이들은 지금은 하이든의 ‘놀람 교향곡’, 엘가의 ‘위풍당당’을 합주하는 어엿한 한 명의 오케스트라 단원이다. 이 아이들이 17일 특별한 무대를 준비했다.
삼성전기는 국내 최초로 장애 아동 청소년으로 구성된 ‘SEM 오케스트라’가 17일 경기도 문화의 전당 아늑한 소극장에서 첫 정기연주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SEM오케스트라’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의 지적·자폐성·지체·시각장애 아동·청소년만으로 구성된 전문 오케스트라로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장애아동·청소년의 잠재력을 발굴하고 전문연주자 육성을 지원하기 위해 삼성전기가 사단 법인 에이블아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지난해 10월 창단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이 날 트럼펫 듀엣 연주를 시작으로 하이든의 ‘놀람 교향곡’,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 등 9곡의 클래식 음악을 연주해 청중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삼성전기는 장애 아동을 위한 사회적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들의 자립을 돕는 다는 차원에서 오케스트라 창단을 주도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공개 오디션을 실시해 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35명의 단원들은 삼성전기로부터 매주 1:1 레슨, 전체 합주 등 전문적인 음악교육은 물론, 악기도 지원받았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오케스트라 후원 사업을 위해 국내 1만 3,000여명의 임직원들이 후원한 금액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라 무엇보다 나눔의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