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기획실 해체 후 계열사별 독립경영체제에 들어간 삼성그룹이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에 다시 시동을 걸 조짐이다.
해외시장을 보다 효율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진출지역 내 역량 있는 기업을 인수하거나 전략적인 제휴를 맺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 듯하다.
21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그룹 내 전자 계열사들의 중국 진출을 보다 쉽게 하기 위해 대만의 인쇄회로기판(PCB) 업체 1~2곳을 대상으로 인수를 검토 중이며 최종 결정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M&A 작업이 성사될 경우 그룹 전체로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비메모리 개발 회사인 트랜스칩을 인수한 후 처음이며 계열사별 독립경영체제에 들어간 후 첫 인수에 해당한다.
삼성전기의 한 관계자는 “중화권 업체를 대상으로 인수나 지분 참여, 주문자부착생산방식(OEM) 등 전략적 제휴를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대상 업체나 제휴 방식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이번 M&A를 통해 중국 톈진의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에 PCB를 공급한다는 방침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부산 녹산 공장의 생산량만으로는 공급에 한계가 있다”며 “대만 업체 인수를 통해 톈진 공장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베트남의 휴대폰 공장에도 공급하는 등 아시아 시장의 부품 거점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은 이밖에도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중심으로 ‘전자 소그룹 체제’가 꾸려진 후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비메모리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M&A 작업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