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ㆍ사회와 완전히 무관한 문학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소설가 이문열(사진)씨가 계간 ‘문학의 문학’ 봄호(통권 3호)에서 평론가 정영훈씨와의 대담에서 정치와 문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정치로부터 자유로운 문학, 문학을 위한 문학, 노래를 위한 노래를 지향했지만 이제는 그런 문학은 가능할 것 같지 않다”며 “특히 한국처럼 정치라는 것이 사람의 삶에 많은 영향력을 가진 사회에서는 더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홍위병’ 발언으로 촉발된 ‘책 장례식’ 사건과 관련해 “그때 느낀 적막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나와 문학적 경향이 비슷한 사람들조차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10년 동안 세상이 두 바퀴 돈 듯하다”며 “권위적인 군사정부가 차를 갑자기 오른쪽으로 트는 바람에 사람들이 왼쪽으로 쏠리게 됐는데 10년도 안 지나서 이제는 차를 너무 왼쪽으로 틀어 사람들이 오른쪽으로 쏠린 것이 이번 선거의 결과가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