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세계경제 경기방어 툴이 없다] 오바마 부양책에 시장은 이미 실망감 확산

"3000억弗로는 구조적 실업 등 침체 먹구름 씻어내기 어렵다" <br>실업자 고용기업 세제 혜택등 일자리 창출방안 기대 높지만<br>재정지출 확대 공화당서 반대… 투입한다 해도 효과 미지수


8일 저녁(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발표하는 일자리 창출 방안이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오바마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이 확산되고 있다. 3,000억달러 규모의 부양책이 9%대로 치솟은 미국의 실업률을 떨어뜨리고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기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해 있는데다 미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이 재정지출 확대에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해소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실업 문제에 정책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쟁 심화와 노동생산성 증대 등으로 발생하는 장기실업 문제를 일시적인 부양책으로 풀어내기 어렵다는 의미다. 마켓워치는 오바마 대통령의 일자리 창출안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워싱턴 정가의 교착상태로 오바마 대통령이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획기적인 부양책을 내놓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비드 그린로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워싱턴 정가가 거의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오는 오바마 대통령의 부양책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얻는 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발표 내용은 ▦임금근로자 급여에 대한 세금감면 연장 ▦실업수당 확대조치 연장 ▦실업자 고용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인프라시설 건설 등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지방정부에 대한 재정지원 등의 안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공식 발표에 앞서 부양안을 흘린 백악관 측은 "아직 언론에 나오지 않은 새로운 안이 있다"며 시장의 기대감을 부추기기에 여념이 없다. 이처럼 백악관이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을 부각시키느라 공을 들이는 이유는 미국 경제를 뒤덮은 침체의 먹구름이 오바마의 내년 재선가도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공개한 베이지북은 FRB의 12개 관할 지역 가운데 7곳이 "부진하거나 느린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미 경제 여건이 날로 악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무엇보다 9%대의 높은 실업률과 일자리 순증 '제로'라는 8월의 고용통계가 치명적이다. 최근 44%까지 추락한 오바마 지지율이 이를 반영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차 대전 이후 미 실업률이 6%를 넘는 상황에서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은 로널드 레이건뿐으로 1% 미만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9%대 고실업률이 이어진다면 내년 민주당 재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과 당국이 경기를 끌어올리고 실업문제를 해소할 실효성 있는 '패'를 내놓을 수 있을지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8일 발표안에 어떤 획기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든 3,000억달러 이상의 재정투입은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쳐 적어도 일부 내용은 좌초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다 오는 20~21일 회동하는 FRB가 내놓을 부양책에 대한 기대도 반신반의다. 이날 찰스 에번스 시카고 FRB 총재는 FRB가 과감한 부양책으로 현재 9.1%인 실업률을 7~7,5%까지 떨어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FRB 위원들 간에 미 경제에 대한 인식이 엇갈리고 있는데다 앞선 두 차례의 양적완화 효과가 사실상 물거품으로 돌아간 상황에서 FRB가 내놓을 부양책이 미 경제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시장이 거는 기대 역시 그다지 높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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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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