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구리, 수순을 비틀다

제2보(17~42)


흑17은 구리 특유의 임기응변이다. 최근에 상식처럼 되어 버린 수순은 참고도1의 흑1이다. 그것이면 백은 2에서 8까지로 두어나가게 되는데 이 코스가 천야오예의 예정이었을 것이다. 그것을 꿰뚫어본 구리가 슬쩍 수순을 비튼 것이다. 흑23은 상변 백대마의 전개할 자리를 박탈하면서 우상귀를 굳힌 좋은 수. 계속해서 27로 못질을 한 수가 멋지다. “백은 계속해서 공배를 두고 있으며 흑은 계속 집을 챙기고 있습니다. 천야오예가 약오르겠는데요.” 해설자 최명훈9단이 하는 말이다. 신세대 엽기해설가로 소문난 ‘랜드킴’ 김성룡9단이 이때 검토실에 들어왔다. 백38까지의 수순을 확인하더니 고개를 끄덕끄덕. “언제나 나타나는 패턴이에요. 구리는 흑번일 때는 무조건 집부터 챙기고 봅니다.” “구리의 스피드에 천야오예가 조금 당한 진행 아닐까?” 필자가 묻자 김성룡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지도 않아요. 백이 두텁게 세력을 장만했기 때문에 균형은 짱짱하게 잡혀 있어요.” 수순 가운데 백34는 최선. 참고도2의 백1로 그냥 잇는 것은 흑2가 너무도 멋진 급소가 된다.백3에는 흑4로 젖혀나와 둑이 무너진다.(42...35의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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