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9월초부터 21개사에 대해 위장계열사 조사를 벌여 이중 9개사를 위장계열사로 확인, 30대 기업집단에 편입시켰다.그러나 이 9개사는 모두 자진신고한 업체들로 공정위의 조사에 의해 적발된 업체는 하나도 없는데다 이중 1개사는 이미 지난달에 30대 그룹에 편입시켜 놓고도 위장계열사임을 제대로 밝히지 않아 재벌 편들기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월드컵 주경기장 건설사업관리용역업체로 선정되면서 삼성의 위장계열사라는 신고를 받은 한미건설기술건축사 사무소나 대우의 위장계열사라고 공정위가 밝혔던 스피디 코리아 등에 대해서는 위장계열사로 판정을 내리지 않았다.
공정위는 지난 9월3일부터 10월12일까지 두차례에 걸쳐 대우, 쌍용, 진로 등 3개 그룹과 관련된 18개사와 삼성과 관련된 3개 건축사사무소에 대해 조사를 벌여 이중 9개사를 지난달과 이달에 30대 그룹에 편입시켰다고 6일 밝혔다.
위장계열사로 밝혀진 회사는 대우계열로 경우정화기술, 대우남서울서비스㈜, 대우분당서비스㈜ 등 3개사와 쌍용 계열로 ㈜국민, 국민레미콘, 국민콘크리트공업 등3개사, 진로 계열의 진우기계, 진우통신, 우신공영 등 3개사다.
이중 경우정화기술은 지난 10월1일자로 대우 계열에 편입시켰지만 당시 공정위가 낸 1장짜리 보도자료에는 편입사유를 단순히 `주식취득'이라고만 밝히고 위장계열사 조사사실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또 나머지 회사들은 위장계열사로 볼 뚜렷한 혐의가 없어 계열사 편입에서는 제외시켰지만 신한과 신성통상, 동일상사, 대양마린 등 4개사는 대우와 관련성이 다소 발견돼 중점관리회사로 관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공정위는 삼성의 위장계열사라는 신고가 들어온 한미건설기술건축사사무소는 삼성의 소유지분이 없고 임원겸임이나 자금대출, 채무보증 등의 관계도 없어 계열회사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월드컵 주경기장 건설공사 입찰에서 시공업체로 삼성엔지니어링이, 감리업체로 한미건설기술 건축사사무소가 선정되자 당시 감리업체 입찰에 참가했던 경쟁업체들은 한미건설기술 건축사사 무소의 대주주인 서영기술단이 삼성의 계열사인 삼우종합건축사가 1백% 출자한 기업이라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 “30대 기업집단의 위장계열사만 관리하고 있는 공정위로서는 삼성과 삼우종합건축사와의 관계만 밝힐 뿐 나머지 연결고리에 대해서는 밝힐책임도 권한도 없다”면서 “관련자료를 발주청인 서울시에 넘겼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감리업체 입찰자격에는 주경기장 공사의 입찰 참가 신청자 또는 그 계열사는 참가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어 한미가 삼성의 위장계열사로 밝혀졌을 경우감리업체 선정이 취소될 수 있었다.
공정위는 또 부당내부거래 조사 과정에서 대우의 위장계열사로 드러났다고 밝혔던 스피디 코리아에 대해 “이미 지분을 모두 매각해 편입시킬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위장계열사 편입 외에도 현대그룹이 현대문화신문(문화일보)을 지분매각하고 동아그룹이 대한통운해운㈜을 청산종결하는 등 총 11개 그룹에서 15개사가 편입되고 11개사가 제외돼 11월2일 현재 30대 그룹 계열사는 지난달보다 4개 늘어난 7백28개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