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간접통화관리」급진전 기대/한은「총액대출」감축·지준율 인하 영향

◎은행 천4백억 수지개선 효과/우대금리 0.25%P 인하여력한은이 6일 밝힌 간접통화관리방식 조기정착을 위한 일련의 조치들 중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그동안 한국은행의 간접통화관리방식의 걸림돌로 작용해왔던 총액대출한도의 추가적인 감축이라고 할 수 있다. 총액대출한도는 상업어음할인이나 무역금융 등 은행들의 중소기업 지원자금에 대해서는 그 일정 부분을 한은이 자동적으로 대출을 해주는 정책금융으로 통화공급상 경직적인 성격으로인해 한은의 간접통화관리방식의 여지를 크게 잠식하는 역할을 해왔다. 따라서 지난해 11월 지준율 인하시 총액대출한도를 9조2천억원 규모에서 6조4천억원으로, 또 이번 지준율 인하와 연계해 총액대출한도를 추가로 2조8천억원 규모 감축, 3조6천억원 규모로 줄임으로써 한은의 간접적인 통화관리 여건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한은은 이같은 총액대출한도의 감축으로 인해 중소기업 자금지원에 주름살이 질 것을 우려, 은행들의 표지어음 발행한도 제한을 폐지했다. 표지어음은 은행들이 할인해주고 보유한 중소기업의 상업어음을 은행명의로 재발행하는 형식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표지어음의 발행한도 제한 폐지는 총액대출한도 축소로 인해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이 위축되는 것을 막기위한 조치라는게 한은의 설명이다. CD에 대한 2% 지준율 부과도 은행상품간 형평성 제고라는 취지와 더불어 지준이 부과되지 않는 표지어음의 상대적인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중소기업 자금지원이 위축되지 않도록 하자는 의도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한은의 조치가 전체적으로 은행의 중소기업 자금지원에 크게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더구나 이번 지준율 인하로 인해 은행들의 수지개선효과는 1천4백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돼 은행의 대출금리 인하여력이 확대될 전망이다.그러나 이같은 금리인하 여력이 곧바로 시장에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두차례의 지준인하에서도 금리인하가 반영되는 성과를 못거둔데다 이번 한보부도사태로 자금시장의 경색에 덧붙여 은행들의 자금여유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통화관리방식이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착되고 기업투자의욕의 저상으로 기업수요가 줄어들어 시장금리의 안정에는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자금이 부족한 은행에 대해 부과되는 B2자금으로 불리는 일시대출을 은행이 자발적으로 한은에서 차입할 수 있도록 하고 RP와 통안증권을 완전경쟁입찰로 실시키로 한 것은 한은의 자의적인 조치에 의한 시장충격을 최소화하고 시장원리에 입각한 공개시장조작을 실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한은은 이번 조치를 통해 시장원리에 입각, 금융시장에 참가하는 시장주체로서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 시중 유동성을 조절할 수 있는 선진국형 간접통화관리방식에 성큼 다가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오는 23일 지급준비율 인하와 함께 시중은행의 금리인하가 뒤따를 전망이다. 현재 조흥, 상업, 제일, 외환, 한일 등 대형 시중은행들은 지준율 인하에 따라 현행 연 8.5%인 우대금리를 0.15∼0.25%포인트 내릴 수 있는 여력이 생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지준율 인하폭은 예금종목마다 다른데 2년미만 정기예금 및 정기적금이 5%포인트로 가장 많이 내려 이들 예금을 많이 보유한 은행이 상대적으로 금리를 더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흥·외환·국민은행 등은 0.15%포인트, 상업은행은 0.25%포인트 인하여력이 있는 것으로 각각 잠정 계산하고 금리인하를 위한 구체적인 검증작업을 벌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금리인하여력이 은행마다 다르지만 정부의 경쟁력 10%높이기 운동에 따라 지준율 인하에 맞춰 일괄적으로 우대금리를 0.2%포인트 정도 낮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김상석·안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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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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