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달러화 예금 가운데 약 30%를 외환은행이 예치하고 있습니다. 달러를 가진 고객들에게 보다 수익성이 높은 재태크 수단을 찾아드리려 했던 노력이 달러 주가연계증권(ELS) 펀드로 열매를 맺었습니다."
국내 금융권에서 그간 찾아보기 드물었던 이색적인 히트상품이 탄생했다. 바로 외환은행이 '산파 역'이 된 달러 ELS다.
지난해부터 은행들이 불티나게 팔아온 ELS는 모두 원화로만 투자가 가능했다. 달러 ELS는 달러로 바로 투자할 수 있는 점이 차별화된다. 시중은행들이 저마다 자산관리 분야를 대폭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달러 ELS는 외환은행 고유의 전문성과 장점을 제대로 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상품 개발을 주도한 오문숙(사진) 외환은행 리테일상품부 차장은 "지수가 조금 떨어져도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는 ELS의 장점과 달러화를 보유한 고객들을 연계시켜보자는 데서 시작해 외환은행 각 사업부의 협업으로 이 상품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실제 달러 강세를 노리고 달러를 보유하는 자산가들은 많아지고 있으나 이들이 국내에서 달러를 굴릴 곳은 마땅찮다. 달러 예금의 금리는 0.5~0.6%,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는 1% 내외에 불과하다. 달러로 역외펀드 투자도 가능하지만 이는 위험도가 높다. 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 떨어지지 않는 한 약 3~4% 내외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달러 ELS는 달러화를 보유한 고객들에게는 달러 예금보다 6~7배의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파격적 상품인 셈이다. 국내 달러화 예금 잔액은 390억달러가 넘는다.
입행 이후 25년 동안 외환·리테일 업무 등을 포괄적으로 경험해본 오 차장의 전문성이 이번 상품 개발에서 빛을 발했다. 이 상품은 10일 현재 7,000만달러어치가 팔렸다. 국내에서 달러 기반으로 만든 상품 가운데 예금을 제외하고 이 정도 실적을 낸 상품은 찾기 힘들다. 오 차장은 "다른 은행에 달러를 예치한 고객들이나 달러를 보유한 법인들도 상품에 상당수 가입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