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인 천위루 인민대 총장은 지난 16일 '2013년 위안화 국제화' 보고서를 발표하며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강한 만큼 1차 목표인 엔화와 파운드는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인민대 국제화폐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위안화의 국제화지수(RII)는 0.87로 지난 2011년의 0.58에서 49%나 올랐다. 같은 시기 달러화 국제화지수는 52.34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고 유로(23.60), 엔화(4.46), 파운드(3.98)도 전년과 비슷했다. 천 위원은 "위안화 국제화가 시작단계지만 무역거래, 특히 주변국들과의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가 늘어나며 속도를 붙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천 위원은 위안화가 엔화와 파운드의 국제화 수준을 넘어서려면 브릭스(BRICs),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상하이협력포럼,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연맹 등 중국과 우호적인 경제체제의 무역거래에서 위안화 결제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천 위원은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한국과 일본과의 무역에서 위안화 결제가 늘어난다면 위안화는 엔화의 국제화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 등 금융기구를 통한 위안화 국제화에는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최근 무역결제에서 위안화를 채택하는 국가들이 대폭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중국 및 홍콩과 무역결제를 한 160개국 가운데 47개국은 결제대금의 10%를 위안화로 결제했고 4월 말 기준 무역거래를 위해 국제금융서비스기구(OBU)에 예치된 위안화예금 규모는 602억6,000만위안(약 110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천 위원은 위안화의 국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풀어야 세 가지 난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중국의 무역경쟁력이 아직 약해 위안화 결제 확대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과 금융 국제화가 이뤄져 있지 않아 위안화 국제화의 버팀목 역할을 못해주고 있다는 점이 꼽혔다. 또 위안화 환전시장 규모가 작아 편의성도 떨어진다는 점이다.
천 위원은 위안화 국제화의 난제를 해소하는 데 정부가 나서 위안화 무역결제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한편 직접투자ㆍ자유무역지대 등을 확대할 것을 건의했다. 이어 은행권이 위안화 대출을 늘리고 역외 외환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한 파생상품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