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 20일 하노이지점 설립을 위한 내인가 승인을 받았다. 기업은행은 오는 8월 말까지 현지 영업장 공사 및 직원선발의 과정을 거친 후 9월부터 현지 영업을 시작한다.
기업은행의 하노이지점 설립 내인가가 주목 받는 것은 베트남 현지 금융시장의 난관을 이겨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현재 베트남 금융시장은 국영은행 5개, 민영은행 37개, 외국계은행 46개 등 시장 규모에 비해 은행 수가 과다해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베트남정부는 최근 2년 간 외국계은행의 신규 인가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과는 반대로 글로벌 뱅크들의 베트남 진출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 하노이가 호찌민에 이어 새로운 경제도시로 떠오르면서 금융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하노이지점만 해도 국내의 하나은행을 비롯한 글로벌 20개 은행들이 치열한 격전을 벌였지만 기업은행이 단수로 선정됐다.
기업은행 글로벌 전략담당 관계자는 "남쪽의 호찌민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베트남 경제의 중심이 북쪽의 하노이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며 "기업은행이 보유한 중소기업 분야의 강점이 베트남정부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베트남은 국내 시중 은행이 진출한 해외 시장 중에서도 수익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기업은행의 호찌민지점이 지난해 벌어들인 이익은 약 800만달러에 달한다. 중국의 경우 전체 시장 규모는 베트남에 비해 월등히 크지만 실제 벌어들이는 이익은 많지 않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다수 시중 은행들은 중국 시장에 법인형태로 진출해 있는데 법인은 설립비용과 운영비용이 많이 발생해 실제 은행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며 "중국에 이은 두 번째 시장인 베트남은 수익성이 좋아 성장정체에 빠진 국내 은행들에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