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관의 귀환… 18거래일 만에 759억 샀다

■ 코스피 2,033 넘어 연중 최고

펀드환매 큰 축 투신권 76억 사들이며 순매수 전환

외국인 자금도 당분간 유입 지속… 쌍끌이 장세 전망


기관과 외국인이 한 달 만에 쌍끌이 매수에 나서며 사흘 만에 상승세로 전환한 코스피지수가 다시 한번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외국인의 순매수와 엇박자를 내며 이달 들어 하루도 빠짐없이 순매도를 이어가던 기관이 순매수세로 돌아선 점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식형펀드 잔액이 4년래 최저 수준으로 내려온 만큼 펀드 환매가 일단락되는 분위기인데다 외국인 자금도 계속 유입될 것으로 전망돼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매수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5일 코스피는 전날 대비 0.36%(7.23포인트) 상승한 2,033.85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기관은 759억원, 외국인은 639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1,480억원을 내다 팔았다. 이날 기관 중에서는 그동안 펀드 환매 물량을 많이 쏟아냈던 투신이 9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서며 76억원을 순매수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에 앞서 기관은 지난 1일부터 24일까지 18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2조4,059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특히 기관 중에서도 펀드 환매 물량 비중이 큰 투신권의 순매도가 쏟아졌다. 투신권은 기관이 18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한 기간 동안 14일 단 하루만 빼고 주식을 내다 팔았다. 이 기간 순매도 물량은 기관 전체의 절반 가까이 되는 1조1,257억원에 달했다. 반면 기관의 또 다른 한 축인 연기금의 순매도 규모는 369억원으로 상대적으로 작았다. 투신은 특히 지수가 1,990선에서 2,000선을 넘어선 직후인 3일과 11일 1,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내다 팔며 지수를 떨어뜨렸다. 또 17일 이후 코스피가 2,020선을 넘으면서 추세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국면에서도 계속 순매수 규모를 확대하며 지수 상승을 제한했다.

관련기사



이처럼 기관이 주식을 내다 파는 동안 외국인은 꾸준히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단 이틀만 빼고 주식을 사들였으며 25일까지 1조3,58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시장에서는 수급 측면에서 기관의 순매수 여부, 특히 투신권의 움직임이 코스피지수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대규모 순매수에 나선 종목은 기아차·포스코·LG생활건강·CJ제일제당·대림산업·우리금융 등이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순매수한 종목을 살펴보면 기아차는 어닝쇼크를 기록한 반면 포스코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며 "개별 종목마다 각기 다른 이슈가 있기 때문에 외국인과 기관의 동시 순매수에서 경향성을 찾기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기관과 외국인의 수급 동향은 긍정적으로 전망된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기금과 외국인의 경우 강도는 세지 않지만 꾸준히 순매수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코스피 상승의 관건은 주식형펀드 환매 물량"이라고 봤다. 이어 "현재 주식형펀드 잔액은 61조원으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던 2010년 하반기와 비슷하며 경험적으로 봤을 때 주식형펀드 환매의 마지노선"이라며 "이는 시장에 새로운 충격이 없으면 앞으로 펀드 환매 물량이 많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7월16~18일 동안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유출된 자금 규모는 일평균 1,720억원이었으나 21~23일에는 595억원으로 3분의1 가까이 줄었다"며 "이는 2,000선 이상에서 펀드 매물이 상당 부분 소화됐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이전보다 펀드 환매 압력이 완화됐기 때문에 앞으로 펀드 환매가 코스피 상승세를 제한할 수는 있어도 하락을 주도할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자금도 당분간은 계속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류 팀장은 "6월부터 유입된 외국인 순매수 규모를 보면 일본·중국·중동 등 아시아계 자금이 대부분"이라며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관련 발언 이후에도 유럽계 자금 유입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유럽계 자금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현재는 미국의 통화정책 변경이 글로벌 자금 흐름의 가장 큰 변수"라며 "미국의 통화 정책 변화는 10월 말에 열리는 마지막 연방공개시장회의(FOMC)에서 결정될 것이기 때문에 9월까지는 외국인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