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은행(BOJ)이 금리 급등 양상을 보이고 있는 채권시장에 2조엔의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는 등 불 끄기에 본격 나섰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BOJ가 최근 이틀간 일본 시중 은행들로부터 2조엔 가량의 9개월짜리 채권을 사들였다고 29일 보도했다. 이는 최근 들어 일본 경제 전망이 호전되고 있음에도 불구, 당분간은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BOJ의 강력한 의지로 해석된다. 지난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뛰어넘는 2.3%(연율 기준)를 기록하는 등 긍정적인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지만 일본 경제의 오랜 고질병인 디플레가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BOJ의 개입이 규모면에서도 엄청날 뿐 아니라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오버나이트 채권은 물론 9개월 만기 채권에까지 손을 댔다는 점에서 저금리 유지를 위한 일본 정부의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번 달 중순 0.93%를 기록했던 일본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현재 1.44%로 급상승했다. 6월까지만 해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0.42%에 불과했다.
한편 FT는 최근 일본 국채 시장의 이상 움직임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일본 경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며 단순히 금리 급등 기조뿐 아니라 일중 변동폭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 신문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 일본 국채시장은 지난 몇 주간 하루에도 몇 번씩 바닥과 천장을 오가는 불안한 모습을 보여 왔다며 투자자들에게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