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1등만이 살아남는 무한경쟁시대/2005년을 잡아라

◎재계 「21C 손에잡기」 한판승부/현대·삼성·LG 등 “적자사업 과감정리” 적극경영 수립/정통·반도체 등 투자 물붓 듯… 임직원 세계화 박차도일 동경 삼성전자 소그룹사장단의 첨단산업전략회의(3월). 『반도체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비메모리 반도체사업의 육성이 과제다.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해나가고 독자적 기술배양으로 사업을 조기육성해 재도약하자.』(이건희 회장) 현대그룹 경영전략세미나. 『세계는 1등기업만이 살아남는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했다. 오로지 절대우위를 갖는 자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됐다. 글로벌경영체제를 갖추어야만 기업은 지속적인 발전을 할 수 있다. 21세기 기업환경속에서 세계초우량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자동차, 전자, 중공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해야 한다.』(정몽구 회장) LG그룹 사장단회의. 『「도약 2005」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본방법은 미래형 사업구조를 만들고 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일부 계열사들이나 한계사업을 팔아서라도 미래승부사업에 집중투자해야 한다.』(구본무 회장) 현대·삼성·LG만이 아니다. 대우·선경 등 주요그룹들이 21세기를 향한 항해에서 선두에 서기 위해 중장기 비전마련과 사업구조 재편, 경영혁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21세기 어떤 경영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 이를위해 유망사업에 진출하고 경영혁신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경영자원이 집중되고 있다. 경쟁력이 한계에 달한 사업이나 적자사업은 과감히 철수, 몸을 가볍고 탄력있게 만드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경영과제다. 「싹」이 될 성싶은 사업은 서둘러 「모종」을 하거나 비료와 거름을 듬뿍 주고 「시든 꽃」은 미련없이 정리하겠다는 것이다. 재계의 21세기 비전은 2005년에 집중돼 있는 점이 특징이다. LG그룹이 반도체 전자 화학 에너지 유통 등의 설비 신·증설과 연구개발에 모두 60조원을 투자, 2000년 1백30조, 2005년에 3백조원을 각각 달성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도약2005」를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삼성이 중앙처리장치(CPU) 등 비메모리와 TFT­LCD 등 9개 신수종사업에 집중투자, 2백조원을 올리고, 한진이 육해공수송사업과 정보통신 금융등에 투자를 집중, 60조원을 각각 올리겠다는 청사진을 마련한 것도 마찬가지다. 개별기업 차원의 전략도 붐을 이루고 있다. 눈길을 끄는 분야는 통신업계. 선경의 「몸체」인 SK텔레콤은 30조원을 2005년 목표로 내놓았고 데이콤(7조)도 중장기 비전 선포식을 갖고 초일류 정보통신메이커가 될 것을 다짐하고 나섰다. 자동차 업체들은 「세계 10대 메이커 진입」을 한결같은 목표로 제시, 해외 생산거점 마련에 적극적이다. 전자업체들은 반도체, 멀티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첨단분야에 경쟁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2005년 전략」이 붐을 이루는 것은 2000년의 경우 이제 3년밖에 남지않아 보통 10년단위로 제시하는 장기비전 실현의 마무리 해로 삼기에는 마땅치 않기 때문. 세기말 국내외 경영환경이 급류를 타는 등 불확실성시대에 임직원들에게 꿈을 주고 고객들에게 기업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서는 원대한 포부를 담은 청사진제시가 필요하다는게 2005플랜의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다. 2005비전에서 그룹 및 기업들이 마련한 사업재편전략은 ▲정보통신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차세대디스플레이 멀티미디어 ▲자동차 ▲우주항공 ▲위성방송 등 영상 ▲금융 ▲유통 ▲제철 ▲레저등에 공격적 투자를 하는 것이다. 해외전략시장에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현지인 채용을 늘려 다국적 경영 내지 현지 완결형 경영체제 구축도 서두르고 있다. 글로벌경영을 책임질 핵심경영자를 키우는 것도 기업들의 중요한 관심사다. 21세기 경영환경은 대경쟁시대에 돌입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이한구 대우경제연구소장은 『세계무역기구(WTO)의 출범으로 세계 넘버원, 온리 원(Only One)을 향한 국내외기업들의 숨가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런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는 우량기업의 조건은 무엇인가. 삼성경제연구소는 이와관련, 미래변화를 통찰하는 기회선점을 위한 환경적응력, 전략 조직 생산 등 기업경영 전부문에서의 유연성과 스피드제고, 브랜드이미지 디자인 기업의 사회적 평판등 무형의 자산이 기업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재계의 양위주의 비전은 무리한 경쟁을 초래하면서 국내뿐 아니라 대외적으로 통상마찰 등 적잖은 문제점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내부역량이나 그룹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채 흔히 말하는 「첨단분야」에 발을 담그지 못하면 21세기경쟁에서 도태된다며 특정분야에 경쟁적으로 진출, 과당경쟁을 초래하는 것도 양위주의 비전에서 비롯될 수 있는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이의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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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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