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중소기업특별위원회가 엊그제 내놓은 자영업자대책은 창업 제한은 물론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점에서 위헌소지도 있는 등 적잖은 문제를 안고 있다.
7개 정부 부처가 합동으로 만든 대책이 자격증제와 신고제를 도입해 자영업의 창업을 제한하고 퇴출을 유도하겠다는 것으로 지나치게 기계적인 발상이라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제과점이나 세탁소 등 자영업은 직장에서 밀려나 재취업이 어려운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어보는 최후의 생계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특별히 어려운 기술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창업할 수 있다 보니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전국적으로 240만개가 난립해 출혈경쟁이 심하고 네곳 중 한곳은 월세나 관리비도 제대로 못 낼 정도로 어려움이 많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고 해서 정부가 나서는 것은 참여정부가 강조하는 시장원칙에 배치될 뿐만 아니라 효과도 거두기 어렵다. 중기특위의 조사에서 84%의 자영업체들이 매출이 줄거나 적자운영이 계속되더라도 이렇다 할 생계수단이 없기 때문에 점포를 계속 꾸려나갈 수밖에 없다고 답했듯이 자영업자 정리는 인위적으로 나선다고 해서 정리될 문제가 아니다.
이번 대책은 또 시행시기가 지금부터 1년 후인 내년 하반기로 잡혀 있어 그때까지 창업하려는 신규수요를 유발시켜 시장을 더욱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
과당경쟁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 1년 동안 창업을 부채질해 시장을 더욱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것이다. 경쟁취약점포의 퇴출이나 성장가능점포의 육성에 관한 결정과 지원을 컨설팅업계ㆍ프랜차이즈업계 등 민간에 위탁하는 것도 문제다. 시장 수요에 따라 공급자수가 결정돼야 하는 자영업정리에 민간단체를 끌어들이면 특혜의혹 등 배가 산으로 갈 소지도 많다.
자영업자문제가 심각한 것은 근본적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공급이 넘친다고 해서 창업을 제한하는 임시방편적인 정책을 자제하고 규제를 과감히 풀어 투자와 소비를 촉진함으로써 경기부터 살리는 정공법을 구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