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상승은 물가자극→금리상승→성장둔화의 악순환을 유발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국제유가의 고공 행진은 외환위기 탈출에 원동력을 제공한 저유가·원저·저금리 등 3저 시대가 완전히 퇴조했음을 알리는 신호여서 대우사태에 따른 유동성 경색으로 가뜩이나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 경제에 적잖은 부담을 줄 전망이다.22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두바이산 원유가격은 지난 20일 현물시장에서 전일보다 1배럴당 0.24달러가 오른 20.17달러에 거래됐다.
두바이산 원유값이 배럴당 20달러선을 넘은 것은 지난 97년 10월3일 20.34달러를 기록한 이후 22개월만에 처음이다.
이에 앞서 국제기준유인 서부텍사스유(WTI)와 북해산 브렌트유의 거래가격은 지난달 23일과 29일 배럴당 20달러선을 넘어섰으며 지난 20일에는 21.65러, 21.13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올해초 배럴당 10달러선에서 출발했던 국제원유가격은 지난 3월 헤이그에서 세계 5대 석유국이 하루 200만배럴 이상 원유생산을 줄이기로 합의한 이후 줄곧 상승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산자부는 OPEC회원국 회의가 열릴 예정인 내달 22일까지는 유가가 상승기조를 지속할 것이며 감산을 지속할 것인지 아니면 생산량을 확대할 것인지에 대한 회의결과에 따라 국제유가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상승은 수입단가 상승을 유발해 물가에 직접적인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고 수출단가를 상승시켜 수출경쟁력약화를 가져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소비·투자를 위축시켜 결국 성장을 둔화시키는 효과를 줄 것이란 분석이다.
에경연은 올해 연평균 국제유가(두바이산 기준)가 지난해의 배럴당 12.2달러보다 4달러이상이 상승한 16.88달러선으로 결정될 경우 국내총생산(GDP)증가율을 0.59%포인트 낮추는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물가상승률이 2.59%포인트 높아지고 국제수지가 30억4,000만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유가상승은 지난 20일 9개월여만에 10%대로 올라선 회사채수익률 등 시중 금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동석 기자EVERES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