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파크 연간 이용인구 600만 시대… 놀이형 갈까~ 웰빙형 갈까~
| 오션월드 슈퍼 부메랑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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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리비안베이 타워 부메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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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가 바라보이는 파라오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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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파캐슬 닥터피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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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롭게 물놀이를 즐기던 사람들 사이로 거대한 괴물이 나타난다. 놀라서 도망가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이효리는 괴물에 쫓기면서도 각종 물놀이 시설을 즐기면서 스릴감을 만끽한다. 올해 하드코어형 테마존 '다이나믹존'을 새롭게 개장한 오션월드의 TV 광고 내용이다.
홍천 오션월드는 강한 스릴감과 속도감 있는 이른바 '하드코어형' 물놀이 시설을 본격 선보이며 지난해 테마존 '와일드리버'를 개장한 캐리비안베이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에 따라 올해는 국내 워터파크 '2강'인 캐리비안베이와 오션월드의 시설 경쟁이 여느 때보다 뜨거울 전망이다.
물놀이 계절을 맞아 캐리비안베이와 오션월드는 물론 워터파크들이 일제히 더위 사냥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일찍 더위가 시작된데다 평년보다 무더울 것이라는 기상청의 찜통더위 예보까지 더해지면서 워터파크들은 손님맞이 준비를 끝내고 본격적인 손님 끌기 경쟁에 돌입했다.
국내 워터파크의 시초는 용인 에버랜드가 여름철 비수기 대책의 일환으로 지난 96년 만든 캐리비안베이. 첫선을 보인지 13년밖에 안 됐지만 한국은 세계 시장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급성장하는 '워터파크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세계테마파크협회(TEA)와 경제연구협회(ERA)가 입장객 수를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전세계 워터파크 '톱20' 순위에 4곳이나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캐리비언베이가 4위(150만명)에 오른 것을 비롯 오션월드가 6위(126만명), 덕산 스파캐슬과 설악 워터피아가 13위(80만명)와 15위(67만명)에 각각 랭크됐다. 미국이 1위인 타이푼 라군을 포함해 20위권에 11개가 오르면서 워터파크 시장을 석권한 가운데 20위권에 2개 이상이 포함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세계 워터파크 순위 20위권에 든 국내 '빅4'의 입장객수만 423만여명이며 전국 워터파크 의 이용인구는 줄잡아 연간 600만명(지난해 기준)이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지난 75년 용평리조트에서 시작돼 3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스키 인구 500만명을 넘어서는 규모다. 워터파크가 사계절 즐길 수 있는 온 국민의 레저로 급부상했음을 입증할만한 수치다.
주5일 근무제 도입과 레저 문화의 확산, 사계절 이용 가능, 기존 테마파크의 매력 감소 등의 요인에 힘입어 꾸준히 늘어난 워터파크는 현재 전국적으로 30곳 정도가 운영되고 있다. 공사중이거나 사업을 검토중인 곳도 10곳이 넘어 내년에는 전국적으로 워터파크가 40곳 이상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백기봉 오션월드 팀장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파도 풀이나 블라스터 등 스릴감을 주는 하드코어형 물놀이 시설의 인기가 높다"면서 "국내 워터파크 시장의 급성장세로 이 같은 분위기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굳이 바다까지 가지 않고도 파도와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휴양 공간인 워터파크, 보기만 해도 가슴 속까지 시원해지는 '한여름의 파라다이스' 속으로 들어가본다. 』
슈퍼 부메랑고·몬스터블라스터 등 세계적 놀이시설 즐비
물놀이는 기본…스파·천연머드 일광욕 등 웰빙형도 인기
에메랄드빛을 머금은 물에 새하얀 파도가 부서질 때마다 즐거운 비명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온다. 강렬한 원색의 비키니 수영복을 아슬아슬하게 걸친 젊은 여성들이 몸매를 뽐내며 거닐고 제철을 만나 신난 아이들은 물장난을 치며 까르르 웃어댄다. 물 놀이에 기분좋게 지친 사람들은 대형 파라솔 아래 썬베드에 몸을 눕히고 달콤한 낮잠을 청한다‥‥여름철 대표 레저로 떠오른 워터파크의 낯익은 한 장면이다.
워터파크는 수영과 물놀이만 즐기는 곳은 아니다. 물을 매개로한 각종 놀이 시설과 건강 시설, 휴식 공간이 한데 어우러진 동적인 테마 공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동적 놀이 기능을 중시하는 미국 방식과 건강 지향형 일본 방식을 절충했다. 초대형 워터파크는 스릴 넘치는 놀이 시설을 갖추고 오락지향형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중소 규모 워터파크는 ‘물 좋은 스파’를 내세워 건강지향형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캐리비안베이와 오션월드, 2강의 하드코어 시설 대결
올해는 하드코어형 물놀이 시설이 워터파크 시장을 선도한다. 하드코어(hardcore)는 일반적으로 강도가 높거나 격렬한 경우에 사용하는 말로 워터파크 업계에서는 강한 스릴감과 속도감 등을 갖춘 신규 시설이 집약된 형태를 지칭한다.
국내 하드코어 시설물의 대표 주자인 캐리비안베이는 지난해 1만 5,900㎡ 규모의 와일드 리버를 선보이면서 명실공히 국내 최대 규모의 워터파크로 자리를 굳혔다. 와일드 리버는 세계 최초로 산사면에 설치된 와일드 블라스터와 타워 부메랑고ㆍ타워 래프트 등 스릴 넘치는 시설들을 마련, 모험을 즐기는 젊은층을 유혹하고 있다. 오션월드가 올해 야심차게 내놓은 다이나믹존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규모와 시설을 자랑하는 워터플렉스, 슈퍼 부메랑고, 몬스터 블라스터 등 3가지 시설물이 눈에 띈다.
부메랑고는 튜브를 타고 유(U)자 형태의 코스를 왕복하는 방식이다. 캐리비안베이는 4인용 튜브를 타고 90m 길이의 수로를 초속 10m로 급경사로 떨어졌다가 다시 반대편 수로 12m 위로 올라간 뒤 착지풀로 떨어진다. 이에 반해 오션월드는 6인용 튜브를 타고 90m의 수로를 타고 내려온 후 최대 23.5m에서 떨어지는 스릴감을 선사한다. 일년새 수로도 훨씬 길어지고 스릴감도 훨씬 더 짜릿해졌다.
블라스터는 일종의 ‘물 위로 달리는 롤러코스터’라 할 수 있다. 캐리비안베이의 와일드 블라스터는 3층에 있는 미끄럼대 4개 중 하나를 골라타고 2층으로 내려간 뒤 다시 2층에서 다른 미끄럼대를 골라타고 1층으로 내려가는 것으로 최장 20분 동안 돌아서 내려올 수 있다. 오션월드의 몬스터 블라스터는 세계 최장 300m를 자랑하는 시설로 일반 슬라이드보다 폭을 더 좁게 설계해 속도와 재미를 높였으며 중간 중간 바깥을 볼 수 있는 개방형 구조로 짜릿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두 곳 모두 국내 최고 높이인 2.4m의 브이(V) 파도를 자랑하는데 파도풀의 원조인 캐리비안베이는 수문에서 해변까지 길이가 104m, 해변 폭이 120m이며 10개 수문에서 한 번에 600톤의 물이 쏟아진다. 오션월드의 서핑 마운트(야외 파도풀)는 길이와 폭이 각각 110m, 120m이며 8개 수문에서 총 400톤의 물이 방류된다.
■ 스파ㆍ온천 내세운 웰빙형 워터파크
지난 97년 선보인 설악워터피아는 나트륨, 칼륨, 칼슘, 마그네슘 등의 양이온과 탄산수소, 염소, 탄산, 황산 등이 함유된 알칼리성 온천수로 지하 680m에서 하루 3,000톤이 쏟아져 나온다. 지난 2007년 아쿠아 단지와 야외 파도풀 확장에 이어 지난해에는 물놀이 시설을 대폭 확충했다. 특히 야외에 자리한 온천 토랜트 리버(파도 유수풀)와 길이 50m, 폭 45m의 야외 파도풀인 샤크 웨이브가 인기다.
천연 게르마늄 온천수를 자랑하는 천천향이 유명한 덕산 스파캐슬은 173m의 워터 슬라이드를 포함해 계곡의 급류를 즐길 수 있는 파도풀이 눈에 띈다. 온몸에 서해안 보령의 천연 머드를 바르고 썬 베드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는 머드 스킨 스파와 컬러 닥터피쉬도 인기다. 지난해 문을 연 평창의 블루캐니언은 1등급 수질을 자랑하는 천연광천수에서 즐기는 고품격 워터파크로 닥터피쉬, 타임캡슐 테라피 등 휴식 시설이 많다. 웨이브리버, 스피드슬라이드 등 스릴감 넘치는 물놀이 시설도 다양하게 갖추고 있어 젊은층의 폭 넓은 호응을 얻고 있다.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 역시 동양 4대 유황온천 중의 하나라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고급스러운 온천탕, 바데풀, 유수풀, 키즈풀 등 다양한 스파 시설을 갖추고 있는 파라다이스 도고는 특히 탁 트인 전경을 바라보면서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여유 있는 공간 배치가 매력 요인이다.
실내 온천형 워터파크로 유명한 아산스파비스는 지난해 실외 워터파크를 추가로 선보였는데 파도풀은 물론 파도와 유수풀을 결합한 익사이팅 리버, 4명이 동시에 출발해 경주하는 레이스 슬라이드 등 다양한 물놀이 시설이 자랑거리다.
■바다 조망할 수 있는 ‘오션 뷰’ 워터파크
광활한 바다를 바라보면서 풀장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오션 뷰(Ocean View)’형 워터파크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쪽빛 바다를 자랑하는 전남 여수에 자리잡은 파라오션 워터파크는 급경사인 72도 고공 다이렉트 슬라이드, 대형 파도풀, 점프 슬라이드, 더블 토네이도 등 다양한 물놀이 시설을 갖추고 있어 남도 워터파크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물놀이를 하면서 다도해의 아름다운 전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점이 이 곳의 최대 매력이다.
동해를 바라보면서 스파와 수영을 즐기는 대명의 쏠비치도 오션 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 동해 청정바다에서 끌어올리는 해수 사우나를 사용하는데 특히 망망대해를 바라보면서 워터슬라이드와 동굴폭포 등 다양한 물놀이 시설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름다운 일몰을 자랑하는 서해에는 대명리조트변산(전북 부안) 아쿠아월드와 바체팰리스(충남 보령), 산토리노가 자리잡고 있다. 아쿠아월드는 야와 파도풀과 슬라이드, 각종 노천탕이 있으며 산토리노도 바데풀과 유수풀 등을 구비해 물놀이의 짜릿함과 일몰 관광의 즐거움을 동시에 선사한다.
■ 교통체증 피할수 있는 수도권 워터파크
수도권에도 10여곳의 워터파크가 자리하고 있어 교통체증을 피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경기도 광주 퇴촌 스파그린랜드는 휴양림 속 워터파크로 유명하다. 특히 올 5월 선보인 스노우아일랜드는 연령별 슬라이드와 해적선, 보물선, 대형 물총 등 시설을 갖춰 동화 속 세상을 담아 놓은 듯한 착각이 드는 곳이다. 부천 타이거월드에는 파도 풀과 다양한 형태의 슬라이드가 눈에 띈다. 특히 물이 쏟아지는 중심으로 블랙홀처럼 빠져드는 ‘스페이스 볼’은 짜릿함을 맛보기에 충분하다.
경기도 이천의 테르메덴은 단순히 온천에 들어가 몸을 담그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바데풀 안에 장치된 워터제트 분사를 통해 물 치료를 받고 건강과 미용을 챙기는 독일식 온천 리조트를 지향하고 있다. 눈을 씻으면 눈병이 바로 완치된다는 전설을 갖고 있는 이천 온천수를 자랑하는 이천 미란다호텔 스파플러스는 건강 존과 워터파크로 구성돼 있다. 파주 금강산랜드는 110m 길이의 아찔한 튜브 슬라이드와 71m의 바디 슬라이드를 갖추고 있으며 다양한 야외 노천탕도 있어 남녀노소 구분 없이 온 가족이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밖에 안양 워터랜드, 부천 워터조이, 인천 인스파월드, 일산 킨텍스워터파크 등도 인기다.
■ ‘돈 먹는 하마’가 된 워터파크
단기간에 고속성장한 워터파크는 온국민의 레저로 인기가 높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지출 부담도 크다. 한 가족(4인 기준)이 대형 워터파크에 다녀 오면 보통 40만원을 소요된다.
캐리비안베이를 기준을 했을 때 성인이 이용하려면 입장료(6만 5,000원, 지난해 극성수기 종일권 기준), 락커 비용 2,000원, 구명조끼와 비치타올이 각각 5,000원과 3,000원으로 기본적으로 7만 5,000원이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반납시 돌려주는 보증금 제외한 비용) 여기에다 썬 베드를 대여하고 점심과 간식, 음료수 등을 사먹는다고 가정하면 추가로 3만원 정도가 더 소요된다. 결과적으로 워터파크에서 하루를 보내려면 1인당 10만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한 셈이다. 입장료가 5만원인 어린이 2명을 동반하면 4인 기준 40만원에 가까운 비용이 지출된다. 오션월드, 설악워터피아, 블루캐니언 등 다른 워터피아도 사정은 비슷하다. 여기에다 빌리지 등 쉴 수 있는 오두막 시설까지 빌리면 추가로 10만~15만원이 더 들어 1박 2일 숙박 비용에 맞먹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서천범 레저산업연구소장은 “국내 워터파크는 전체 매출의 65% 이상을 입장료에 의존하고 있는데 비해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입장료 비중이 50% 수준에 그치고 있는 만큼 입장료를 낮추고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경쟁력 있는 상품 등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면서 “안정된 수익 구조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선진국형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