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건강 칼럼] 폐경기 불안·피로감 심하면 호르몬 치료받도록

신용덕 호산여성병원 원장

여성은 나이가 들어 난소가 노화돼 기능이 떨어지면 배란과 여성호르몬 생산이 더이상 이뤄지지 않으면서 폐경을 맞는다. 폐경은 보통 45~55세에 일어나는데 한국 여성의 평균 폐경 연령은 50세 무렵이다. 대개 1년간 생리가 없을 때 폐경으로 진단하며 폐경 후 약 1년까지를 흔히 갱년기라고 한다. 평균수명을 감안하면 인생의 40%를 폐경 상태로 보내는 것이다.

폐경기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결핍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일종의 전조증상으로 자신의 상태를 알아차릴 수 있다. 폐경기 급성증상으로는 안면홍조, 야간 발한, 불면증, 정서 변화, 불안, 과민성 기억장애, 자신감 상실 등이 대표적이다.

질병관리본부는 40~50대 갱년기 여성의 80% 이상이 기억력 감퇴와 피부건조증, 심한 피로감 등을 호소한다는 조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얼굴에 수염이 나거나 땀이 많이 나는 증상도 3명 가운데 1명꼴로 나타날 수 있다.


폐경기에 이르면 대개 급성증상을 먼저 느끼게 되지만 누구에게나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증상이 거의 없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폐경기 여성의 경우 기본적인 부인과 검사와 골반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연령에 따라 다르지만 폐경기가 아닌데도 생리불순이 나타났다면 의사의 면밀한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여성호르몬 검사와 갑상선 기능 검사, 유즙 분비 호르몬 검사 등을 시행해 원인을 찾아야 한다.

관련기사



일부 여성은 폐경을 곧 여성으로서의 삶이 끝나는 것으로 간주해 이를 늦출 수 없냐는 질문을 하기도 한다. 폐경을 약물로 늦출 수는 없고 폐경기에 부족해진 여성호르몬을 약물로 보충하는 호르몬 요법으로 폐경기 증상에 따른 고통을 줄이는 것이 좋다.

폐경으로 결핍된 여성호르몬을 외부에서 보충해주는 방법으로 먹는 경구 약물 복용이 가장 흔하다. 이 밖에 주사와 피부에 붙이는 국소패치, 직접 질 내로 투여하는 경질 투여 등의 방법이 있다. 개인의 증상과 검사결과를 토대로 용량과 투여기간을 결정하게 된다.

과거에는 호르몬 치료가 유방암·비만 등의 원인이 된다며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각종 연구결과에 따르면 유방암이 국내보다 흔한 서구권 국가에서 여성호르몬을 7년 정도 복용해도 유방암 발병률이 높아지지 않았다. 폐경 후 나타나는 비만은 호르몬 치료 때문이 아니라 노화로 인해 신진대사가 감소하기 때문으로 오히려 호르몬 치료가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전반적인 갱년기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치료를 시작하면서 겪게 되는 가장 흔한 증상인 안면홍조증의 경우 3개월 이상 치료를 받으면 거의 소실된다.

다만 국내 폐경기 여성의 약 70%는 폐경기 자체에 대한 정보가 없어 자신의 신체적 변화에 어쩔 줄 모르고 전전긍긍하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병원을 방문해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알아보는 것이 우선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