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선진국 중앙은행 신흥국 자산 대거 매도 동참

2분기 보유 기타통화 30% 급감

각국 중앙은행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촉발된 '신흥시장 엑소더스'에 가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제통화기금(IMF)은 2ㆍ4분기 '세계 보유외환 통화별 구성(COFER)' 보고서에서 각국 중앙은행들의 보유외환 중 '기타통화'는 1,729억달러로 전분기에 비해 30% 정도 급감했다고 밝혔다.


기타통화는 달러ㆍ유로ㆍ엔ㆍ파운드 등 4대 기축통화와 캐나다ㆍ호주달러 등 6개 통화를 제외한 여타 통화를 일컫는 것으로 멕시코 페소,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 브라질 헤알, 인도 루피 등 신흥국 통화로 구성된다. 따라서 이번 수치는 지난 5월 시작된 신흥국 자산매도 행렬에 민간 부문뿐 아니라 중앙은행들도 대거 동참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신흥국 통화 매도는 특히 선진국 중앙은행이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같은 기간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270억달러의 신흥국 통화를 매도한 반면 신흥국 중앙은행의 매도액은 42억달러에 그쳤다. 스티브 잉글랜더 씨티그룹 투자전략가는 "각국 중앙은행이 2ㆍ4분기에 매도한 신흥국 통화는 (평가절하분을 제외하고도) 150억~2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3ㆍ4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매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신흥국 통화 매도는 전세계 중앙은행의 보유외환 증가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집계됐다.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전세계 보유외환의 60~70%를 가지고 있는 등 보유외환 내 신흥국들의 기여도가 크기 때문이다. 이머징 통화 매도로 이들 국가의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줄어들자 전세계 보유외환 증가세도 함께 둔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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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에 따르면 2ㆍ4분기 말 중앙은행이 가진 외환은 11조1,000억달러로 전분기보다 100억달러 늘어나는 데 그쳤다. 보유외환 중 외화구성 비율이 공개된 할당보유액(allocated reserves)은 6조706억달러에 그치며 전분기(6조817억달러)보다 되레 줄었다.

한편 같은 기간 중앙은행들은 신흥국 통화를 판 대신 캐나다달러와 호주달러를 집중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호주달러와 캐나다달러의 중앙은행 보유액은 이 기간 각각 168억달러, 135억달러 늘었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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