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자동차 악재로 주춤… 경기회복 경고등

■ 생산·소비·투자 지표 줄줄이 부진

신차 출시 기대감에 소비 둔화… 반도체 생산·설비투자도 줄어

정부 "3월이후 반등" 낙관 불구 예상보다 실적 낮아 회복 더딜듯


실물경제의 바로미터인 광공업 생산이 자동차 악재로 곤두박질쳤다. 신차 출시에 대한 기대감에 따라 소비가 주춤한데다 미국의 한파 영향 등으로 수출도 신통찮은 결과다. 광공업생산뿐 아니라 서비스업생산과 소매판매, 설비투자 등 모든 지표가 줄줄이 내림세를 보여 회복세의 우리 경제에 경고등이 켜졌다. 향후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또한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2월 광공업생산은 전월 대비 1.8% 하락했다. 전달 0.1% 하락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미끄럼을 탔다. 광공업생산이 두 달 연속 줄어든 것은 지난해 2~3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특히 자동차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다. 2월 자동차 생산량은 총 35만9,000대로 1월(36만8,000대)과 비교해 1만대가량 줄었다. 자동차 생산량은 지난해 11월 42만6,000대를 기록한 후 석 달 연속 감소했다. 반도체 생산 역시 4% 감소했다. 소매 판매도 줄었다. 2월 대형마트 판매가 전월 대비 13.3% 감소했고 슈퍼마켓과 무점포소매도 각각 14.6%, 1.8% 판매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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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투자 역시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2월 기계류 투자는 전월 대비 3.1% 증가했으나 운송장비투자가 9.0%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0.3% 감소했다.

물론 주요 지표 추락이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정부 역시 낙관론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정부는 2월 광공업생산 등 주요 실물 지표가 일제히 나빠진 것에 대해 '일시적인 조정'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3월 신차 출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자동차 생산이 줄었고 1월 설 효과 소멸로 소비가 감소했지만 3월부터는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생산지표와 민간소비를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큰 흐름에서 경기 개선세는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전반에 우려를 나타낼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적치가 예상보다 낮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는 큰 흐름에는 동의하지만 속도는 정부의 예상보다 느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원 연구위원은 "1~2월 지표를 보면 회복속도가 예상치보다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가 예상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3.9%를 달성하려면 남은 기간에 부하가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살아나는 듯했던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것도 올해 경기 회복세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민간 경제연구소의 한 연구위원은 "국내 불안요인을 보면 가계부채와 부동산시장을 들 수 있는데 2·26 대책이 시장 심리를 위축시킨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집값이 지지부진하거나 떨어질 경우 민간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나타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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