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중일 바둑 영웅전] 묘수가 있었다

제4보(51~64)



강동윤은 이세돌의 노림수를 뻔히 알고 있었다. 흑51이 그것에 대한 수비였다. 이제는 백이 참고도1의 백1에 붙이는 수가 사라졌다. 백1이면 흑2로 올라서서 전체를 잡자고 할 때 응수가 궁하기 때문이다. 이세돌은 우상귀 방면을 일단 보류하고 백52로 상변부터 건드렸다. 강동윤의 흑53은 백의 기착점인 백50 한 점을 아예 잡아버리겠다는 수. 만약 백이 참고도2의 백1로 상변을 제압하면 흑2로 붙여 집을 크게 부풀릴 작정이다. 이 백 한 점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 우상귀 일대에 흑의 확정지가 무려 40집이 넘게 되는 것이다. 이때 등장한 것이 이세돌의 백54였다. "어! 아직도 수가 되나?"(서능욱) "자체로는 수가 안되는데요. 아! 뭐가 있긴 있군요."(백대현) 백대현이 묘수인 백56을 찾아냈다. 잠시 후에 놓인 이세돌의 착점은 바로 그 자리였다. 비로소 사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아차린 강동윤. 흑59로 내려서서 변화를 구했다. 우상귀 방면의 백은 살려주고 대신에 우변의 백을 공격하기로 작심을 한 것이었다. 백60 이하 64는 미리 읽어둔 수순. 백대마의 삶이 확보되었다. "정말 잘두네. 빨리 두면서도 전혀 빈틈이 없구나."(서능욱) "백이 살고 나면 흑이 일찌감치 집부족 아닌가."(필자) "꼭 그렇지도 않아요. 우변 백이 살아야 하는 부담이 있으니까요."(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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