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일변도 개발 소비자욕구 부응 못해/전원주택 난립 분뇨처리 등 문제점 야기/‘자연과 조화’ 전통양식이 실마리 제공최근 주택분야에 환경개념이 적극적으로 도입되면서 환경친화적 주거단지가 속속 조성되고 있다. 이는 도시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앞으로 이 분야에 대한 주택업계의 연구가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김현수 연구원은 최근 개최된 한국조경사회 국제 심포지엄에서 「환경친화적 주거단지의 개발가능성」이라는 논문을 통해 그동안의 개발현황을 알아보고 앞으로의 대안으로 전통건축을 제시했다. 김연구원의 논문을 소개한다.
◇개발현황
환경친화형 주거단지는 크게 환경중시형, 건강중시형, 전통중시형으로 나뉜다. 환경중시형을 보면 단지내에 인공폭포나 분수대를 조성하고(마산 월영동아아파트) 옹달샘이나 실개천도 만들고 있다(평촌 관악현대아파트). 단지의 차음벽에 화초를 심거나 생울타리를 만들고 있으며(전주 효자금호아파트) 텃밭이나 테마공원 등도 들어선다(인천 부평대우아파트). 또 아파트내부에는 환기, 소음차단, 자연광도입시스템 등을 설치하고 있다(광주 첨단단지대우아파트).
건강중시형을 보면 정수시스템, 녹물방지배관 등이 설치되고(용인 수지삼성아파트) 조깅코스나 산책로, 스포츠시설을 만들고 있다(인천 동아아파트). 병원과 직접 연결되는 건강관리반을 운영하는 방안도 연구되고 있다.
전통중시형을 보면 풍수지리를 도입해 단지를 배치하며(서울 신대방현대아파트) 정자를 만들고 김장독을 묻을 수 있게 베란다를 설계한다(일산 현대아파트). 전통문양을 실내인테리어에 활용하기도 한다(삼성건설 계획중).
◇개발방향
지금까지의 개발노력은 환경친화단지의 실현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는 주거분야에서 환경의 질이 상품가치를 갖게 됐음을 뜻한다. 그러나 그동안의 친환경기술은 가시적 효과가 큰 외부공간조성에 치우치고 있다. 본격적인 환경단지 건설을 위해서는 주거단지가 들어서는 곳의 자연환경을 정확히 이해하고 사회문화적 배경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 한다.
환경친화단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소비자의 고밀도 개발요구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고층고밀화 개념에서 벗어나 저층고밀화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이와 관련, 최근 전원주택단지 조성붐이 일고 있는데 이는 환경친화의 측면에서 생활쓰레기, 분뇨처리 등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최근의 고층화경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약 60%의 주택은 저층고밀화 개발이 가능하다. 고층일변도의 획일화된 건축유형에 식상한 소비자의 새로운 주거유형 요구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전통건축은 환경친화형 대안개발의 실마리를 제공해줄 수 있다. 자연환경과 생태학적 균형을 이뤄온 한국적 환경친화형 건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한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