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선자금`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부장ㆍ사진)은 8일 노무현후보 캠프측이 지난 대선때 삼성그룹으로부터 30억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 후보 캠프측이 받은 불법자금 규모는 113억8,700만원에 달해 한나라당이 모금한 823억2,000만원의 `10분의 1`을 넘어섰다. 검찰은 또 삼성ㆍ현대차ㆍ동부ㆍ부영 등 4개 기업을 제외한 LGㆍSKㆍ한화ㆍ롯데 등 나머지 기업에 대해서는 불구속기소 하는 선에서 사건을 종결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 15층 소회의실에서 `불법 대선자금` 사건에 대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2002년 6월부터 11월말까지 5차례에 걸쳐 삼성에서 채권 300억원과 현금 40억원을 불법으로 받은 뒤 지난해 11월초 채권 138억원을 김인주 삼성 구조조정본부 사장에게 반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또 이재현 전 한나라당 재정국장이 두산에서 후원금 명목으로 2억원을 받았고 출처가 아직 확인되지 곳에서 당비 형식으로 13억원을 모금하는 등 15억원을 불법 모금하는데 관여한 사실을 새로 밝혀냈다. 검찰은 이 밖에도 한나라당이 50억원 가량의 자금을 삼성에서 더 받은 정황을 잡고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또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안희정씨가 2002년 8월 삼성에서 채권 15억원을, 석달뒤인 11월에는 현금 15억원 등 모두 30억원을 받은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안씨는 임원 개인 명의 후원금 1억원을 포함, 롯데에서 2002년 4월부터 11월 사이 모두 6억5,000만원을 모금했고 태광실업에서도 5억원, 확인이 안된 기업 2곳에서 4억5,000만원을 각각 받은 사실도 밝혀졌다.
기업수사와 관련해 검찰은 삼성ㆍ현대차ㆍ동부ㆍ부영 등 4개 기업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가 끝나지 않아 계속 수사키로 했다. 다만 검찰은 이번 수사가 정치권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에 대한 것인 점과 어려운 국가경제 상황을 고려해 불법자금 제공 기업에 대해서는 가급적 불구속 수사하고 처벌 범위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한편 검찰은 당시 후보였던 노무현 대통령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불법자금 모금에 직접 관여한 증거는 아직 없으나 자금의 모금ㆍ관리 등과 관련해 책임질 부분이 있는지에 대해 계속 수사해 나갈 방침이다.
<오철수기자 cso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