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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ㆍ재개발과 재건축 아파트는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다. 재개발 사업이 활기를 띠면 부동산 시장도 활황세를 탄다. 마찬가지로 최근 계속되고 있는 부동산 경기 침체 역시 재건축 아파트의 부진이 가장 큰 이유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2010년에 이어 지난해 2년 연속 하락했다. 정부가 지난해 활성화 방안을 잇따라 내놨지만 약발이 전혀 먹히지 않았다. 뉴타운ㆍ재개발도 침체를 면치 못했다.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이 뉴타운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사업 지연에 대한 우려감이 커진 상태다. 상당수의 재건축 아파트 사업도 서울시가 공공성을 앞세우면서 제동이 걸렸다.
총선과 대선이 치러지는 올해는 기대감과 불안감이 공존한다. 구조조정과 속도조절이 이뤄지더라도 일부 뉴타운ㆍ재개발은 기존보다 사업추진이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재건축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종 상향을 받은 단지를 중심으로 재건축을 향해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 임병철 팀장은 "흑석ㆍ아현ㆍ가재율 뉴타운처럼 어느 정도 사업이 진척된 곳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면서 "재건축 아파트는 초기 단계 보다는 사업시행인가 이후의 사업장 위주로 접근한다면 투자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업승인인가 이후 재개발 사업장 69곳 주목=서울시에 산재해 있는 주택재개발 사업장은 모두 242곳이다. 이 가운데 조합설립인가를 받지 못한 사업장은 173곳,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지역은 69곳이다.
구역지역이나 안전진단, 추진위원회 구성 단계의 사업 초기 사업장은 서울시의 순환개발 정책에 따라 사업계획과 일정 변경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미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곳은 서울시의 정비사업 추진방향이 확정되면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사업추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시행인가 이후 단계의 주요 재개발 구역으로는 ▦봉천 제12-2구역 ▦답십리 제18구역 ▦신길 7촉진지역 ▦용강 제3구역 ▦북아현 1-1구역 등이 꼽힌다.
2009년 11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봉천 제12-2구역은 총 1,249가구로 개발된다. 대림산업이 시공을 맡았다. 지하철2호선 봉천역과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고, 정능산과 장군봉 근린공원이 가깝다. 답십리 제18구역은 986가구 규모로 개발된다. 인근의 16구역 재개발을 맡은 삼성물산이 시공한다. 지하철5호선 답십리역, 1호선 청량리역과 도보 15~20분 거리다.
2010년 10월에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신길7촉진구역도 삼성물산이 시공한다. 총 1,521가구로 개발할 예정이며 지하철 7호선 신풍역과 도보5분 거리에 있다. 지난해 10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용강제3구역(543가구) 재개발은 대림산업이 맡았다. 강변북로와 마포대교와 가깝고 여의도ㆍ용산ㆍ공덕동 등지로 출퇴근이 편리하다. 북아현1-1구역은 현대건설이 총 1,004가구 규모의 단지로 개발된다. 경의선 신촌역과 지하철2호선 아현역과 도보 10~15분 거리에 있다.
◇고덕ㆍ가락시영 이주 시작, 재건축 시장 '태풍의 눈'= 강남3구 투기과열지구 해제,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2년 부과 중지 등 지난해 12월7일 발표된 정부의 주택시장 활성화 대책은 얼어붙은 재건축 시장에 오랜만에 등장한 호재다.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해지고 사업성이 개선되면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값이 소폭 올랐다.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 등 핵심규제가 여전히 남아있어 올해 본격적인 반등을 보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시가 강남구 개포지구 3개 단지의 재건축 심의를 보류하고 과속개발을 막기 위해 순환 정비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어서 장기 노후 아파트 재건축이 장기화될 우려가 높다. 하지만 뉴타운ㆍ재개발과 마찬가지로 일정 수준까지 진행된 재건축사업은 오히려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은 단지규모와 입지, 교통, 조망권 등 변수를 고려해 투자시기를 정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에서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사업장은 총 295곳으로 이중 사업시행인가 이후 단계에 있는 곳은 모두 61곳이다. 지난해 4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고덕시영은 총 2,500가구가 3,295가구로 늘어난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는다. 지하철5호선 고덕역과 도보 10분 거리에 위있고 올림픽대로와 서울외관순환고속도로 이용이 편리하다. 한강이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지난해 말 종 상향 인가를 받은 가락시영은 총 8,903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로 개발된다. 삼성물산ㆍ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공동시공한다. 지하철 8호선 송파역과 가깝고 탄천과 인접한다.
이 밖에 반포동 한양아파트와 논현동 경복아파트도 서울에서 비교적 사업추진 속도가 빠른 재건축 단지에 속한다. 각각 624가구와 366가구로 개발되며 백화점과 오피스 등 편의ㆍ업무시설이 가까워 주목을 받고 있다. 경기도 과천시 주공아파트의 경우 1ㆍ2ㆍ6ㆍ7단지가 동시 다발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6단지가 가장 앞서 있고 1ㆍ2단지도 조합설립을 추진 중이다. 2,056가구 규모로 개발되는 6단지는 다음 달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이주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