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송두환 특별검사팀은 23일 엄낙용 전 산업은행 총재를 소환, 지난해 국정감사 등에서 밝힌 대북송금 의혹 관련 발언들의 진위와 경위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김종훈 특검보는 “엄 전 총재가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인데다 그 동안 수집한 산업은행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드러난 문제점을 확인하기 위해 불렀다”고 소환배경을 설명했다.
엄 씨는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2000년 8월 산은총재 취임 직후 현대상선에 대한 대출이 이상하다고 생각돼 (대출)당시 산은 총재였던 이근영 금감위원장을 찾아갔더니 `나도 어쩔수 없었다.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하더라”고 증언했다.
또 당시 현대상선 대출문제와 관련, 임동원 국정원과 면담을 시도했으며 김보현 국정원 3차장과 만나 대출문제를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엄 씨가 현대상선 대출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대출금 회수에 나섰던 전후 사정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특검팀은 또 현대상선 대출금 상환문제가 청와대에서 논의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엄 씨에게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엄 씨에 이어 24일 현대상선 대출을 전결처리했던 박상배 전 산은 부총재를 소환, 외압실체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김한진기자 siccu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