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년 동안 지구 대기 중에 존재해 온 이산화탄소는 왜 갑자기 인류의 적이 되었을까? 산업화 때문에 배출되는 대량의 이산화탄소와 그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거스를 수 없는 기정사실일까? 이 상황에서 세계 각국이 합심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만 하면 모든 환경문제는 해결되는 것일까? '저탄소의 음모'를 내세운 책은 저탄소가 단순한 환경문제가 아닌 정치적 문제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유럽과 미국이 주축이 된 탄소 감축 주장 뒤에는 개발도상국들을 옭죄려는 선진국의 거대한 '음모'가 숨어있다는 주장이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산업화가 진행 중이지만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은 산업화가 완성된 지 오래다.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에너지 소비가 많은 제조업 분야의 기업들은 이미 제3세계로 이전했기 때문에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저탄소 정책을 시행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환경보호는 빌미일 뿐 그들의 속셈은 '저탄소'라는 카드를 이용해 중국과 같은 개발도상국들의 발전을 막으려는 것이다." 또한 '교토의정서'에는 탄소금융과 관련된 거래를 모두 유로화로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석유가 달러로 거래되면서 오일달러가 형성됐듯 탄소교역의 기준통화로서 유로화의 사용량이 증가해 유럽 패권에 일조할 것이라는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동시에 저자는 '저탄소'라는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려 소비자들을 희생시키는 기업들의 '저탄소 명분 왜곡'도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인 애널리스트인 저자의 이 같은 주장은 세계 최대의 이산화탄소 배출국가인 중국의 입장을 변호하려는 의도로 읽힐 수도 있다. 저자는 코펜하겐 기후 변화회의가 개최될 무렵인 2009년 11월에 집필을 시작해 지난해 5월 책을 출간했고 이번에 국내 번역본이 나왔다. 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