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제시한 노사문제 해법은 자신의 풍부한 경험과 이를 토대로 한 신뢰구축이다.
노 당선자는 연설도중 “과거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 파업, 삼성자동차의 르노 매각등 노사분규 현장에서 노사의 목소리를 함께 듣고 중재를 이끌어 냈다”며 자신이 노사문제 해법의 적임자임을 과시했다.
노 당선자는 “한국의 노사관계에는 대화와 타협의 문화가 미흡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노사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경험을 가진 사람들도 드물어 해결이 쉽지 않다”며 상황을 설명한 뒤 차근차근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는 무엇보다 “공정한 규범과 신뢰의 토대 위에서 노사정이 대화를 하면 사회적 합의수준을 높여갈 수 있고 노사관계도 안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에서 5년 내내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노사정 위원회의 기능과 위상을 조정하겠다는 약속은 이 같은 배경에서 나왔다.
노 당선자는 “노사정위원회를 실질적인 사회적 합의기구로 만들어 새로운 노사협력의 모델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새 정부에서 노사정위원회의 위상과 기능은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노사관계 제도개선이나 구조조정 관련 현안문제 외에도 근로자와 직접 연관된 예산이나 세제, 의료보험 등 광범위한 의제가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노 당선자가 “제도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인 내용이 중요하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운영방식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그 동안 노사정위는 주5일제 도입 논의에서도 보듯이 세부적인 사항까지 합의도출에 매달림으로써 핵심 의제에 있어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노사정위는 정책 방향의 큰 틀만 제시하고 구체적인 사항은 정부나 국회에서 결정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이와 함께 협의결과의 이행과정에 정부부처 책임자도 참여케 함으로써 이행을 보다 확실히 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지역단위의 노사정위를 구성, 노사협력사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오철수기자 cso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