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빌려 부동산·주식투자… 작년보다 4.5배 늘어>>관련기사
실물경기가 급속히 호전되면서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올들어 두달 동안 무려 9조원이상 풀려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2월말 현재 은행권을 통해 지원된 가계대출 잔액은 165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9조 919억원이 순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가계개출 순증액이 2조 95억원이었던 것에 견줘 무려 4.5배나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가계대출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은 올들어서도 저금리 기조가 지속돼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이 적어 소비자들의 자금수요가 계속 늘고 은행들도 앞다퉈 대출세일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에서 풀려나간 가계자금 가운데 상당 부분은 주택 등 부동산 구입과 전세자금 등 실수요자금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는 투기성이 짚은 주식투자자금으로 활용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영업점에서 자금용도를 조사해보니 70% 이상이 주택구입이나 전세자금 등에 활용되고 있었다"며 "담보대출의 경우 기존 고객이 추가로 대출을 받는 경우도 20% 가까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다른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가계 신용대출 고객의 73.7% 가량이 급여생활자이고 연령층도 20~30대가 7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들의 성향으로 볼때 상당액이 주식투자에 활용되거나 잠재적인 투자자금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가계자금 대출과 대출자금의 상당수가 경기에 민감한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옮겨가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부동산과 주가가 상승하면 새로운 자금이 들어와 또다시 가격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연결고리가 계속 이어질 경우에는 별 문제가 없겠지만 이 같은 고리가 어느 순간 끊어질 경우 우리 경제는 버블(거품) 붕괴에 따른 심각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가계부채 급증의 부작용과 대책'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부동산과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면서 가계부채도 동시에 늘어나게 됐다"며 "수출과 투자가 함께 좋아져 경기가 건실하게 회복되지 않을 경우 자산가격의 거품현상이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성화용기자
최윤석기자
[경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