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살얼음판 '후보단일화'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이 지난 16일 새벽 대통령 후보단일화에 합의해 '국민적 감동'을 연출한 지 이틀 만에 삐걱거리고 있다.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통령후보의 후보단일화를 위해 실시하기로 한 여론조사의 구체적인 방식이 양측의 비공개 합의에도 불구하고 언론에 유출된 것이 화근이었다. 민주당측은 곧바로 "오해가 있었으나 완전히 풀렸다"고 해명했으나 통합21측은 "여론조사 방식을 다시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측도 나름대로 '정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다 보니 합의한 여론조사 문제를 꺼낸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통합21측에 보냈고 통합21측은 "여론을 노 후보에게 유리하게 몰고 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민주당을 비난했다. 단일화 합의 때부터 이런 잡음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은 우롱당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후보단일화'라는 큰 틀에 합의해 신뢰를 확인한 마당에 '사소한 문제'를 놓고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쉽게 납득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두 후보 모두 단일화 합의 직후 "이제 공은 국민들의 손으로 넘어갔다"며 국민들의 선택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기에 더욱 그렇다. 후보단일화에 긍정적이던 일부 네티즌들은 "민주당과 통합21이 국민여론을 볼모로 짜증나는 정치공방을 또다시 되풀이하고 있다"며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벌써부터 실망하고 있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정 후보측의 '민감한 반응'에 대해 중도사퇴를 위한 수순밟기가 아니냐는 등의 설이 무성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쯤되면 후보단일화라는 원래 취지가 벌써부터 퇴색되고 있음을 부인하기가 어렵다. 국민들도 정치공방으로 먹칠되는 후보단일화에는 공감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두 후보 진영은 아전인수식 여론해석으로 지루한 정치공방을 하기 보다는 진정한 개혁청사진을 제시해 국민의 선택을 차분히 기다릴 필요가 있다. 김홍길<정치부>기자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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