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보통신/PCS서비스 개시 이후/통신서비스 경쟁 전면전 예고

◎국내시장 적정사업자수 3개업체/올 가을부터 5개업체 “우후죽순”/가격파괴 등 생존경쟁 치열할듯「안타깝습니다. 몇달만 참으면 PCS를 쓸 수 있는데, 그새를 못참다니…」 한국통신프리텔·LG텔레콤·한솔PCS 등 PCS 3사가 최근 내건 공동광고문안이다. PCS사업자들이 직설적으로 기존 이동전화서비스를 들먹이며 들이댄 최초의 포문이다. 이는 그동안 「이동전화 건드리기」를 극도로 자제해오던 PCS업체들이 공격신호를 보냈다는 점에서 올가을 불을 뿜을 전면전의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이동통신 대전의 최대 하이라이트는 단연 이동전화와 PCS가 벌이는 한판 진검승부. 피차 물러설 수 없는 형편이다. 이동전화와 PCS는 주파수만 각각 8백㎒, 1.8㎓로 다를 뿐, 이용자들 장에서는 사실상 똑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정한 PCS의 정의도 주파수를 달리 하는 이동전화다. 결국 기존 이동전화사업자인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 PCS 3사인 한국통신프리텔·LG텔레콤·한솔PCS 등 5개 회사가 같은 시장에서 같은 파이를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여야 한다. 기존 사업자들은 애써 키워놓은 시장을 지키기 위해, 신규 PCS사업자들은 두터운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벽을 넘어 PCS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혈전을 벌일 태세다. 이동전화와 PCS의 경쟁은 숙명적으로 「과열」될 수 밖에 없다. 하나의 시장에서 적정 사업자수는 3개 정도.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5개가 한꺼번에 겨루는 구도여서 너무 빡빡한게 사실이다. 대부분의 통신전문가들은 국내 이동전화시장에서 2000년대초 1∼2개의 사업자가 M&A(기업인수·합병)로 도태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한다. 이동전화 5사는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처절한 투쟁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존 사업자들의 경우 그동안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이동전화 가입자들을 사이좋게 균점하던 태평시절이 끝나고, PCS 3사로부터 일정한 시장을 잠식당할 처지에 놓여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은 이에 대응, 통화품질을 높이는 한편 이동전화의 장점을 홍보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예컨대 이동전화의 주파수가 직진성, 회절성이 뛰어나 PCS보다 빌딩 등의 장애물을 관통하여 전달하는 능력이 2배라는 것이다. 또 PCS가 통신망 구축범위에서 현재의 이동전화와 같아지려면 2∼3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 「PCS의 사각지대」를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음질면에서 PCS가 이동전화보다 또렷하다는 주장을 의식, SK텔레콤의 경우 올해말께 음질을 PCS보다 개선할 수 있는 비장의 음성칩 「EVRC」를 가입자의 단말기에 무상으로 장착해준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은 특히 정보통신부가 통신사업자에 대한 요금규제를 완전철폐한 점을 적절히 활용, 여차 하면 「히든카드」로 파격적인 요금할인을 실시한다는 대안도 갖고 있다. PCS사업자들이 가장 두려워 하고 있는 것이 바로 기존 사업자들의 요금공세. 이동전화진영이 대폭적인 가격파괴를 단행할 경우 PCS사업자들은 이를 감당하기 버겁다. 때문에 지금껏 PCS사업자들은 특히 SK텔레콤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극도로 입조심을 해 왔다. 그러나 참고 있던 PCS쪽에서 서비스 개시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선제공격을 시작한 마당에 앞으로 두 진영의 힘겨루기는 전면전의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이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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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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