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숨진 레슬러 “자전거 묶인채 달린후 쓰러져”

무리한 체중감량을 하다 숨진 레슬링 고등부 전북대표 김종두(17ㆍ전북체고2)군이 쓰러질 당시 자전거에 허리와 팔이 묶인 채로 달리기를 했으며 쓰러진 뒤에도 숙소까지 100㎙를 기어서 간 것으로 알려졌다.김군의 유족들은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0일 오후 김군이 운동하는 모습과 쓰러진 뒤 숙소까지 기어가는 장면 등 가혹행위를 목격한 증인들의 증언을 동영상으로 공개했다. 이 동영상은 김군이 숨진 뒤 12~14일 유족들이 현장을 목격한 후배 학생들을 인터뷰한 것이다. 목격자 김모(16)와 황모(15)군은 동영상에서 “합숙소인 전주 동중학교 운동장에서 종두형이 자전거에 연결된 줄에 허리와 팔이 묶여 끌려가며 오랫동안 달리기를 했다”면서 “자전거에는 종두형의 선배로 보이는 사람이 타고 있었으며 이어 계단 오르기를 하다 쓰러져서 레슬링 숙소까지 기어갔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또 “종두형이 쓰러진 뒤 아무도 부축하는 사람이 없었으며 표정이 꼭 `죽을 맛`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군은 숙소에 도착한 뒤 곧바로 의식을 잃어 병원에 옮겨졌으며 이틀만인 12일 오전 심한 탈수현상으로 숨졌다. 유족들은 당시 훈련장소에 있던 정모(35) 코치가 쓰러져 기어가는 김군을 전혀 돌보지 않는 무책임한 행동을 했고 김모(43) 감독은 “체전 때문에 자리에 없었다. 훈련은 코치가 시켜서 잘 모르겠다”라는 식으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이번 사건 전말에 대해 레슬링 협회와 전북체육고, 감독과 코치 등이 서로 떠넘기는 모습과 왜곡된 정보를 언론에 흘리는데 분개해 기자회견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숨진 김군의 사촌형 김종하(26)씨는 “종두가 쓰러진 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진실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며 “장례식은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무기한 연기할 것이며 추후 장례절차와 보상 문제 등은 변호사를 선임해 상의한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군 사망사건을 수사중인 전주 북부경찰서는 “전국체전이 끝난 후 유족들이 주장하는 가혹행위에 대해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주=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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