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관련자들에 대한 영장 발부 여부를 놓고 법원과 검찰이 ‘끝장’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검찰 측은 “론스타 수사가 제대로 안되면 법원이 책임져라” “받아낼 때까지 청구하겠다”며 잇따르는 영장 기각에 격한 반응이다.
게다가 검찰은 전방위 여론호소까지 나섰다. 과거 영장이 기각될 경우 검찰은 브리핑 등을 통해 ‘말’로만 불만을 토로하는 수준이었으나 이제는 아예 보도자료까지 만들어 영장 기각의 부당성을 알렸다. 더 나아가 검찰은 이례적으로 변호사, 법대 교수 등 이른바 ‘정책고객’ 7,000여명에게도 ‘론스타 영장 기각에 대한 검찰의 입장’을 담은 6쪽짜리 메일을 보내 법원이 밝힌 영장 기각 사유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검찰의 이런 ‘여론몰이’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검찰이 수사를 통한 증거로써 영장을 받아내야지 여론으로 법원을 압박해 영장을 받아내려 하는 것은 비법률적인 처사라는 것이다. 게다가 피의자를 구속상태에서 신문해야 한다는 것도 구시대적인 수사 관행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론스타 사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상 규명이다. “검찰의 조서를 집어던져라”라는 대법원장의 발언으로 촉발된 법원과 검찰과의 갈등 당시 국민들은 법원의 편을 들었다. 그만큼 사법개혁에 대한 갈망이 크다는 뜻이다. 그러나 론스타 사건 영장을 둘러싼 법원과 검찰의 대립에서 여론은 검찰로 기울어 있다.
대검찰청 홈페이지에는 론스타 관련자 영장에 대한 글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올라오고 있다. “영장 기각이라니 허탈하다. 대한민국의 정의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나”(홍은미) “대한민국 검찰을 믿는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론스타 사건을 바로잡아달라”(전재희) 등 대부분 검찰의 수사를 격려하는 내용이다. 그만큼 ‘진실 규명’에 대한 국민적 갈망이 크다는 뜻이다.
물론 법원의 사정도 이해가 간다. 검찰의 여론몰이에 휘둘려 사법적 판단을 흐릴 수 없다는 비장한 입장이다. 법원의 한 고위 관계자는 “여론이 좋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국제적인 사법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법과 원칙대로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법원만 선진 사법을 고집하는 것은 존경스럽다기보다 독단적인 모습으로 비칠 뿐이다. 론스타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법원과 검찰 두 기관 사이의 사법개혁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싸움이 아니라 진실 규명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