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아듀! 2005 빛과 그림자] ①투명경영의 원년

재계주도 '클린열풍' 몰아쳐<br>55명 대기업CEO 모여 기업윤리委 가동<br>도급거래 관행 개선 등 '유리알경영' 앞장<br>두산 비자금등 줄악재 터져 의미 퇴색도

노무현 대통령과 정·재계, 시민사회단체 등의 대표들이 지난 3월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투명사회협약 체결식에 참석해 손을 맞잡아 ‘약속의 띠’를 만들고 있다.

2005년 재계가 보낸 한 해는 ‘빛과 그림자’가 선명하게 엇갈렸다. 경제계가 주도한 투명사회협약으로 윤리경영에 대한 컨센서스가 어느 해보다 높았다. 이를 통해 기업에 대한 사회의 신뢰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 모습이었지만 마치 기다렸다는 듯 ‘X파일 사태’와 두산 형제간 마찰이 터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경영은 한층 성숙해졌지만 산업 전반의 양극화 골은 오히려 깊어졌다. 글로벌경영ㆍ노사협력ㆍ성장동력 발굴 등에서는 큰 진전을 이뤘으나 그에 따른 산업공동화ㆍ빈부격차확대 등의 부작용은 해결의 기미조차 찾지 못했다.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재계의 업적들뿐 아니라 칠흑 같은 어둠을 드리웠던 각종 사건, 사고들을 정리해본다. 더불어 올 한 해 산업계를 빛낸 기업인들의 업적을 소개한다. 지난 3월 9일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 컨벤션홀. 이건희 삼성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최태현 SK 회장 등 4대그룹 총수들이 이례적으로 자리를 함께한 가운데 시민단체ㆍ재계ㆍ정치권ㆍ정부 간 ‘투명사회협약’이 체결됐다. 이 회장 등은 노무현 대통령,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등과 손을 마주잡고 ‘인간 띠’를 만들면서 투명경영만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길임을 천명하고 실천을 다짐했다. 이날 체결된 ‘투명사회협약’은 민간 경제계가 정부와 함께 투명사회 건설을 약속한 세계 최초의 ‘반부패협약’이었다. 경제인들은 이 협약을 반기며 “이제 우리 기업들이 윤리경영에서도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할 발판이 마련됐으며 올해를 우리 산업계의 투명경영의 원년으로 삼을 만하다”고 입을 모았다. 재계에선 이후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중심으로 ‘클린운동’이 본격 확산됐다. 전경련은 우선 지난 6월 55명의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로 구성된 기업윤리위원회(위원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를 가동했다. 기업윤리위원회는 투명사회협약의 적극적인 이행을 위해 ▦윤리경영 인프라 구축 ▦윤리경영 시범사례 확산 ▦도급거래 관행 개선 등의 핵심실천과제를 제시했다. 투명경영에 대한 국내 기업인들의 의지는 지난 11월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글로벌 차원으로 ‘격상’됐다. 부산에 모인 아시아ㆍ태평양 각국 393명의 기업인들이 현재현 APEC CEO 서밋 의장의 발의로 ‘반부패 서약서’를 공동제출한 것. 글로벌 기업인들은 서약서를 통해 “부패 문제는 APEC 경제권 전체의 발전을 위해 우리가 다뤄야 할 중요한 이슈”라며 “아ㆍ태 지역 나아가서는 세계 경영환경 개선 및 경제발전 장려를 위해 반부패 규정을 만들고 이를 시행할 것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업인들의 강력한 ‘투명 의지’는 옛 안기부 도청파일 사태로 뒤늦게 삼성의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이 드러나고 이어 두산그룹의 비자금 혐의 등 예기치 않은 사건이 줄줄이 터지면서 그 빛이 퇴색했다. 조건호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과거 우리 기업들이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 등으로 인한 잘못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지금 기업인들은 투명경영 의지가 있고 이를 적극 실천하고 있는 만큼 과거보다는 현재와 미래로 시선을 옮기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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