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상하이차, 쌍용차 손떼나

노조 압박용? 포기 수순?… 행보 촉각<br>노조 "실적개선 기미없자 이미 철수 진행"<br>"책임감 없는 주인" 비난 면하기 어려울듯

‘단순한 노조 압박용인가, 아니면 쌍용차를 진짜 포기하기 위한 수순인가.’ 최형탁 쌍용차 사장의 발언으로 불거진 상하이차의 ‘철수’ 가능성은 일단 몇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 인력감축에 강력 반발하는 노조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일 가능성과 쌍용차에서 손을 떼기 위해 실제로 모종의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 두 가지.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상하이차가 책임감 없는 주인이라는 비난은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노조 압박용 카드(?)=23일 쌍용차는 최 사장 발언에 대한 해명자료에서 “현재 직면한 경영상황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논의했으며, 이 자리에서 대주주인 상하이자동차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각 이해당사자들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상하이차의 철수와 같은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자구안에 반발하는 노조 측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정장선 의원의 자료에도 ‘노조가 사측의 구조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라는 단서를 달았다. ◇쌍용차 노조 “이미 예견”=업계 일각에서는 이미 상하이차가 쌍용차 포기 시나리오를 조심스럽게 진행시키고 있었다는 전언이다. 주력 제품인 SUV 판매가 심각하게 부진해 단기간 내에 경영이 개선되기를 기대할 수 없는 쌍용차에 상하이차가 추가 투자를 할 이유가 없다는 관측이다. 쌍용차 노조 역시 상하이차의 의중을 이미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한상균 쌍용차 지부장은 “이미 예견된 일인 만큼 차분히 대응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노조는 지난 22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쟁의발생을 결의했다. 조직을 ‘쟁의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 한편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조합원 총회를 열어 파업 찬반투표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쌍용차 노조의 이 같은 강도 높은 투쟁의지는 상하이차의 ‘계획’에 대한 맞대응이었다는 얘기다. ◇‘먹튀 논란’ 재연될 듯=‘철수 가능성’이 어떤 결론으로 이어지더라도 상하이차에 대한 ‘먹튀 논란’은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2005년 1월 약 6,000억원(주당 1만원)에 상하이차에 매각됐다. 현재 쌍용차 주가는 1,200원선. 지금의 시장 상황으로는 가격을 불문하고 쌍용차 매각 자체가 힘든 형편이고 설사 팔린다 해도 상하이차는 상당한 손해를 입게 된다. 그러나 쌍용차 노조를 비롯한 시장 관계자들은 상하이차의 기술유출 의혹을 지목하고 있다. 노조 측은 “최근까지도 상하이차의 기술유출이 계속됐다”고 주장했다. 상하이차가 인수대금에 연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시장의 한 관계자는 “상하이차가 어떤 계산을 하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일단 ‘철수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른 만큼 먹튀 논란과 기술유출에 대한 시비는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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