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유럽산 수입 프라이팬의 소비자 가격이 수입가의 2.9배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통마진이 지나치다는 얘기인데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에도 불구, 수입 프라이팬의 관세 인하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유럽산 수입 프라이팬 5개 브랜드 8개 제품의 한∙EU FTA 이후 가격 동향을 점검한 결과 WMF 제품(세라룩스)만이 관세 인하분(8%) 이상 가격이 내렸을 뿐 나머지 7개 제품은 가격이 그대로이거나 인하 폭이 미미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지원을 받아 이번 가격조사를 진행한 대한주부클럽연합회에 따르면 세라룩스는 지난해 7월 FTA 발효 직후 관세 인하 효과를 반영, 국내 소비자가격을 20.1% 인하했다.
이에 반해 휘슬러(알룩스 프리미엄)와 TVS(블랙뷰티)는 인하 폭이 각각 6.5%, 4.7%에 불과했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테팔은 FTA 발효 직후 5.5% 가격을 내렸으나 연초 유가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다시 올렸다.
또 국내 프라이팬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4개의 알루미늄 프라이팬의 경우 소비자가격(백화점 기준)이 수입가격에 비해 평균 2.9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독점 계약권을 확보한 수입∙유통 업체들이 높은 유통마진을 남기고 있기 때문이다. 김학희 주부클럽 사무처장은 "판매관리비∙인건비∙매장비 등 제반비용을 고려하더라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유통채널별 가격비교에서는 백화점이 가장 비싸고 온라인쇼핑몰이 가장 저렴했다. 백화점 판매가를 100으로 했을 때 대형마트 평균 판매가는 82.5, 온라인쇼핑몰은 69.9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제품을 사도 백화점이 온라인쇼핑몰에 비해 30% 이상 비싼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