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회사원 정재근(31)씨는 최근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든 가방을 잃어버렸다가 낭패를 봤다. 가방에 들어있던 아이폰은 보험에 가입한 덕에 70만원을 보상받았지만 아이패드는 고스란히 날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정씨는 "아이패드를 구입할 때 보험에 가입하려고 했지만 보험 상품 자체가 없어 보험에 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2. 대학생 이해영(26)씨는 지난달 삼성전자의 태블릿PC 갤럭시탭을 구입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다른 태블릿PC와 달리 전화 기능이 있어 당연히 보험 가입이 될 줄 알았으나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어서다. 이씨는 "크기만 다를 뿐 스마트폰과 기능이 똑같은데 왜 보험 가입이 안 되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등 태블릿PC 수요는 크게 늘고 있지만 정작 이동통신사들은 스마트폰에는 가능한 보험 가입을 제한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리면서도 태블릿PC에는 보험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태블릿PC에도 휴대폰과 동일한 보험상품을 적용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이동통신사들은 보험회사 방침으로 인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 통신 3사는 폰세이프(SK텔레콤), 올레폰케어(KT), 폰케어플러스(LG유플러스) 등 휴대폰을 대상으로 다양한 보험상품을 운영 중이다. 매월 2,000~4,000원가량의 보험료를 내면 휴대폰을 분실하거나 파손했을 때 50만원에서 90만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제품 일부만 파손이 되더라도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까지 내놓으며 가입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태블릿PC에는 보험상품을 운영하지 않고 있어 주요 포털 사이트의 스마트폰 카페에는 하루에도 수십 건씩 태블릿PC 보험상품 적용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네이버 스마트폰 커뮤니티의 한 네티즌은 "태블릿PC 이용자 대다수가 데이터요금제 때문에 이동통신사를 통해 제품을 구입한다"며 "100만원 가까이 주고 태블릿PC를 구입하는데 정작 보험에 들 수 없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동통신사들은 태블릿PC에 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이유를 보험사 탓으로 돌린다. 보험사가 태블릿PC를 일반 PC로 취급하는 데다 휴대폰 보험상품이 실질적으로 보험사를 통해 운영되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데 무리가 따른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태블릿PC 가입자들의 불만사항을 잘 알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라며 "태블릿PC는 허위로 분실신고를 한 뒤 PC처럼 사용하거나 중고제품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보험료 산정 등의 이유로 보험사가 꺼려한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동통신사들가 스마트폰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리면서 상대적으로 가입자가 적은 태블릿PC 가입자를 사실상 차별하고 있다"며 "요금제는 스마트폰과 똑같이 적용하면서 보험상품은 안 된다는 것은 이중적인 행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