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한국관광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이 국내에서 쓴 카드금액이 한국인이 해외에서 쓴 액수를 앞질렀다.
28일 한국은행의 ‘3·4분기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 실적’을 보면 비거주자의 국내 카드 사용실적은 32억 7,000만달러로 거주자의 해외 사용액(32억달러)보다 많았다. 분기별 통계가 공식 집계된 2001년 이후 외국인의 국내 카드사용액이 한국인의 해외 사용 실적보다 많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외국인의 국내 카드 사용액은 중국인을 중심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빠르게 늘면서 급증하고 있다. 2·4분기에 이어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한 것이며 전년 보다 37.1% 폭증했다. 지난분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405만명으로 전분기보다 7.7% 늘었다. 이중 중국인 관광객은 24% 급증한 201만명에 달했다.
한국인의 해외 카드 사용액도 전분기에 이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외국인의 국내 카드 사용액에는 못미쳤다. 한국인의 해외 카드 사용액은 전년보다 18.3% 증가했다. 여름방학 및 휴가철, 추석 대체 휴일제 도입 등으로 해외여행객이 432만명을 기록, 전분기보다 17.7% 불어난 여파다.
외국인의 국내 카드 사용액은 2008년만 해도 한국인의 해외 카드 사용액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2008년 외국인의 국내 카드 사용실적(연간 기준)은 23억 2,000만달러에 불과한 반면 한국인의 해외 카드 사용실적은 68억달러에 달했다. 정선영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세로 당분간 거주자와 비거주자간 카드 사용액의 역전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내국인이 해외에서 쓴 카드 장수는 768만 7,000장으로 2·4분기보다 8.9% 늘어난 반면 장당 카드 사용액은 417달러로 1.2% 줄었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쓴 카드 장수는 1,217만장으로 전분기보다 22.3% 늘어난 반면 장당 사용액은 269달러로 8.2% 감소했다.
카드 종류별로 보면 한국인은 주로 신용카드를 썼다. 지난 분기 한국인의 해외 카드 사용금액 중 신용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71.5%를 기록했다. 다음이 체크카드로 21.9%를 나타냈으며 직불카드는 6.6%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