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이상욱(34)씨는 업무 중 친구에게서 ‘연예인 XXX 사진’이라는 메신저를 받았다. 이 씨는 호기심에 사진을 다운로드 받았더니 PC가 악성코드에 감염되면서 자신의 PC는 또 다른 악성코드를 배포하는 경로로 악용돼 메신저 친구로 등록한 주위 사람들에게 같은 메시지를 보내게 됐다. 결국 이 씨는 자신의 대화명을 “제가 보낸 파일 열지 마세요. 바이러스입니다.”로 바꿔야만 했다. 사람의 심리까지 파고들어 PC를 공격하는 메신저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사용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패리스 힐튼 사진 보세요’, ‘누가 당신을 대화상대에서 삭제했는지 확인하세요’ 등의 메시지와 함께 메신저 첨부파일이나 인터넷사이트 주소(URL)를 보내 악성코드에 감염시키는 메신저 바이러스가 급증하고 있다. 안티바이러스 전문업체 뉴테크웨이브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메신저 바이러스는 5건이었지만 올해는 지금까지 10건에 이른다. 메신저 바이러스를 다운로드 받게 되면 PC를 즉각 감염시키거나 허위 사이트로 사용자를 유도해 아이디,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를 유출하며 원격제어를 시도하게 된다. 현재는 MSN메신저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지만 네이트온, 야후, 버디버디 등 기타 메신저에서도 유사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휴대폰으로 메신저를 이용하는 ‘모바일 메신저’의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악성코드가 휴대폰을 공략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직 일반적인 국내 휴대폰의 경우 운영체제(OS)가 다르기 때문에 위험이 덜한 편이지만 윈도 모바일, 윈CE 등 윈도 기반인 스마트폰의 경우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메신저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을 소지가 많다. 메신저 바이러스는 발생건수가 현재로서는 이메일 바이러스에 비해 많지 않지만 또한 평소에 아는 지인에게 받는 메신저여서 피해확산 속도가 빠르고 피해 규모도 속도에 비례해 큰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그 피해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오랜만에 대화를 건 상대방에게 첨부파일이 오면 일단 의심을 하고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또 메신저와 보안제품도 수시로 업데이트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했다. 강은성 안철수연구소 시큐리티대응센터 상무는 “메신저 바이러스는 궁금해 하는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는 사회공학적 공격”이라며 “확산속도가 이메일보다 빠르기 때문에 피해 우려도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