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일 가격경쟁력 10% 높아져/엔 강세… 환율전망·영향

◎3개월후엔 무역수지 개선 가시화/원­달러환율 연말껜 8백70원까지국제 외환시장의 급변과 달리 국내 외환시장이 이상하리만치 평온하다. 달러화에 대한 엔화환율이 지난 9일이후 급락중이나 원화환율은 여전히 달러당 8백90원대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엔화의 대미달러환율이 달러당 1백27엔에 달했던 지난달말 원·달러환율은 8백92원10전, 엔·달러환율이 1백16엔대로 급락한 16일의 원·달러환율은 8백91원20전이었다. 엔화가 초강세로 돌아선 반면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거의 보합수준이다. 덕분에 원화가치는 달러화에 대해 전년말대비 5.3%, 엔화에 대해 5.0%나 떨어졌다. 자동차, 기계 등 주요 수출시장에서 일본제품과 경쟁하는 품목의 가격경쟁력이 10%이상 높아진 셈이다. 엔화가 지난 두달동안 달러화에 대해 무려 8.4%나 절상(환율하락)됐고 그 효과는 우리 수출주력품목의 가격경쟁력 회복으로 가시화될 전망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엔화환율은 당분간 현재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으며 그 효과는 2∼3개월후 무역수지 개선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초 연말께 달러당 1백6엔에서 1백38엔까지 제각각으로 예측된 시중은행 외환관계자들의 전망치도 대부분 달러당 1백10∼1백15엔으로 수정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정책 추이, 양국간 통상마찰 등이 변수가 되겠지만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바깥 상황이 이처럼 급변하지만 국내 외환시장의 환율은 현재까지 안정적이다. 한은 관계자는 『환율은 안정적으로 움직일수록 업계에 부담이 적다』며 『예측가능한 상황을 조성하는게 외환당국의 운용목표』라고 밝혔다. 당분간 현재 수준의 환율을 유지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또 최근의 안정적인 달러수급 양상도 환율안정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무역수지 적자 축소,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확대, 자금 해외차입한도 폐지 등에 힘입어 자본수지가 2백50억달러 흑자는 가능할 전망이어서 늘어난 달러를 바탕으로 환율이 점차 하락(평가절상)하는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당분간 달러수급 불균형은 없겠지만 달러공급에 여유가 생기면서 환율이 점차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외환관계자들은 분석한다. 연말까지 달러당 8백60∼8백70원수준까지 서서히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외환당국의 또다른 고민거리였던 외환보유고는 최근 3백억달러를 돌파하며 일단 고비를 넘긴 모습이다. 안정선인 3백60억∼3백70억달러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지만 외환시장의 안정을 바탕으로 무리없이 달러매입을 시도할 전망. 이 과정에서 통화가 풀려 물가를 자극할 소지가 있지만 최근 통화량추이를 보면 큰 걱정거리는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손동영> ◎엔고… 재계입장/철강·조선 등에 반사효과 기대/반도체 수출은 별 영향 없을것 무역업계는 최근 미국 달러화에 대한 엔화환율의 강세기조가 과거와 같이 급격한 평가절상으로 이어질지는 단언하지 못하지만 적어도 연말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엔화환율에 대한 무역업계의 전망은 달러당 1백6엔에서 1백30엔까지 천차만별이나 1백10∼1백20엔대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일본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속도가 늦고 미국 경기가 좋아져 엔화의 강세가 가파르게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역업계는 일단 엔화의 평가절상이 수출경쟁력회복에 다소나마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달러당 원화환율이 9백원이상, 엔화의 달러화에 대한 환율은 1백10엔대 이하로 떨어지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 주력품목의 수출개선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품목별로는 일본과 경합관계에 있는 철강, 조선, 석유화학, 일반기계 등은 엔화의 절상으로 다소 미흡하지만 분명한 반사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대일의존도가 높은 고부가 기계류등 자본재 산업은 수입선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없어 가격상승에 따른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며 반도체는 가격경쟁력이 아닌 수급상의 문제이므로 수출회복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쌍용의 허찬이사는 『엔화의 환율이 더 떨어지거나 달러에 대한 원화환율이 엔화보다 더 크게 절하돼야 수출경쟁력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지만 최근의 엔화강세는 침체됐던 무역업계에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요인이되고 있다』고 말했다.<고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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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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