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대부업체 법정금리 초과 이익 몰수한다

[불법 사금융과 전면전]<br>1332로 신고 일원화… 피해상담 뿐만 아니라 법률·금융지원도 처리<br>"서민들 자금 조달 더 어려워질 것" 지적도

정부가 최대 3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지하금융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것은 최근 금융사기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일단 불법사금융 신고창구를 대표번호 '1332'로 일원화시켰다. 피해상담뿐 아니라 금융지원ㆍ소송지원ㆍ수사의뢰 등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통합한 것이다. 이와 함께 1만명 이상의 행정력을 집중 투입해 대대적인 사금융업체 소탕작전에도 나선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우려 섞인 시선도 없지 않다. 정부가 뿌리 깊은 사금융 시장을 너무 만만하게 본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가뜩이나 제도권 금융회사의 서민금융이 위축된 상황에서 오히려 서민들의 자금조달만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비관론도 있다. 당장 일회성 이벤트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법 개정과 제도개선을 통해 대부업을 양지로 끌어오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불법사금융 신고 1일 단위 점검=정부는 ▦이자제한법(30% 이하)을 위반한 미등록 대부업자 ▦대부업법(39% 이하)을 위반한 등록대부업체 ▦폭행ㆍ협박ㆍ심야방문ㆍ전화 등을 일삼는 불법채권추심업체 등을 모두 신고 대상으로 분류했다. 대표번호 '1332'로 전화하는 방법 외에도 금감원ㆍ경찰청 홈페이지로 접수하는 방법, 금감원ㆍ지구대ㆍ파출소 등을 방문해 접수하는 방법 등이 있다. 접수된 신고는 합동신고처리반에 취합된다. 피해자는 피해를 접수하는 동시에 고금리사채를 저금리전환 금융상품으로 갈아타거나 형사고발ㆍ손해배상 등 법률상담을 함께 받을 수 있다. 합동신고처리반은 1일 단위로 결과를 종합해 총리실에 설치된 '불법사금융 척결 태스크포스'에 보고한다.


◇검ㆍ경 발표 직후 특별단속 착수=김황식 총리의 담화문 발표 직후 검찰ㆍ경찰ㆍ국세청ㆍ금융감독원 등은 특별단속에 착수했다. 대검찰청 형사부에는 불법사금융 합동수사본부가 설치됐고 불법사금융 지역합동수사본부(5개 지검)가 설치되지 않은 53개 지검에는 불법사금융 전담검사가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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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도 불법사금융 전담수사팀 1,600명을 구성해 집중적인 수사활동을 시작했다. 국세청은 합동신고처리반에서 파악한 대부업자 관련자료와 신고내용을 검토한 뒤 세금탈루 혐의가 포착될 경우 세무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금감원도 피해신고가 빈발한 업체를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와 합동 특별점검을 벌인다.

◇불법사금융 고소 위한 '표준고소장' 도입=사금융 피해자들의 소송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합동신고처리반에는 법률지원팀도 설치됐다. 이들은 최고금리 초과분에 대해 부당이득 반환청구, 불법채권 추심에 대한 고발절차 등을 상세히 설명해준다. 수사기관에 고소하는 방법을 표준화한 '표준고소장'도 도입하기로 했다.

법률구조공단은 불법사금융 피해자들에 대한 법률상담 서비스를 강화한다. 무료 법률상담을 실시하는 것은 물론 불법고금리와 불법추심 행위에 따른 피해구제에 소송비를 지원한 후 사후에 실비정산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법정이자율 초과 불법고금리 지급에 대해서는 10년 전 사건까지 부당이득 반환청구소송을 대행해준다.

하지만 법정 최고금리를 위반한 대부업자의 경제적 이익을 몰수하는 데는 법 개정이 필요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대한 법률'에서 '범죄수익'에 대부업법상 최고금리 위반을 포함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초과이익 환수액은 정부에 귀속되며 향후 불법사금융 피해자구제 용도로 사용된다.

이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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