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 ‘4高한파’ 몰아친다

탄핵정국에서도 굳건하게 버텨온 경제가 이번에는 고유가라는 한파를 맞아 다시 어려움에 직면했다. 국제유가가 13년만의 최고가를 기록한데 이어 배럴당 40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원자재 구득난도 가중돼 수입물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청년실업률이 3년만에 최고를 기록하는 등 고용사정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아 자칫 고비용ㆍ저소득ㆍ저소비구조가 고착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원유의 안정적인 수급이 올해 우리 경제를 좌우할 수 있다고 보고 비상대응체제에 들어갔다. 국제유가는 17일(현지시간) 뉴욕 원유시장에서 배럴당 38달러를 넘으며 13년만에 최고가로 치솟았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4월 인도분은 세계적인 수급불안에다 테러공포까지 확산되며 전일보다 배럴당 70센트 뛴 38.18달러에 마감, 1차 걸프전으로 치닫던 지난 90년9월27일(39.54달러)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한국의 주요 수입선인 중동시장의 두바이유 현물가격도 31센트 오른 30.91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유가상승은 구리 철강 등 전반적인 원자재가격 급등세와 함께 전세계적인 비용상승으로 이어져 미국 일본 등 주요국 경기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물가도 원유와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가공단계별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중 원재료 및 중간재는 전월대비 1.7%(원재료 및 중간재 가중평균) 올라 9개월째 상승세 지속했다. 최종재도 전년 동월대비 2.6% 상승, 98년12월 6.3%이후 5년2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실업률은 3.9%로 지난 2001년4월(3.9%)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청년실업률은 9.1%로 2001년2월의 9.2% 이후 3년만의 최고수준이다. 이에 따라 청년실업자는 전체 실업자 2명중 1명꼴로 늘어났다. 이처럼 해외부문의 물가상승 압력이 거세지는 가운데 고용사정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구매력이 떨어져 소비가 감소해 성장률이 저하되는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된다. 또 유가와 원자재가 강세를 지속하면 원재료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수출기업의 비용이 증가하고 중소기업이 재료를 구하지 못해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는 상황도 예상된다. 이재돈 삼성금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원화가치가 올라 물가상승압력이 조절되는 측면도 있지만 최근과 같은 원유와 원자재 상승세가 이어지고 고용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경기회복 속도가 영향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에너지 수급 조절 등을 내용으로 하는 비상대응시스템을 가동하는 한편 주요 원자재에 대해서도 긴급수입 물량을 늘리는 등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임석훈기자 sh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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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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