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채용 전 면접 등서 창의력 발휘하고, 채용후 애사심 보여 정규직 노려라

기업 수시 모집 추세… 이력서 등록제 운영 우선 살펴야<br>인턴중 술자리 태도·인사성·출근시간 등 기본 준수 필요

지난해 말 서울시 중소기업 고졸 인턴사원으로 합격한 고3 학생들이 서울 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된 팀역량강화 연수를 받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서울경제DB

최근 들어 기업들의 인턴 채용절차가 정규직만큼 깐깐해지고 있다. 면접 전형을 간소하게 치르는 기업이 그나마 헐렁한 편에 속할 정도다. 인턴 근무 기간이 끝난 뒤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결정할 경우 대부분의 기업은 1차 면접만 진행하고 2차 면접은 인턴 근무 평가로 대체한다. 인턴으로 일하는 기간이 사실상 정규직이 되기 위한 '현장 실습 면접'인 셈이다. 우수한 인재 찾기에 혈안이 된 기업들이 인턴 채용에서부터 옥석 가리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다.

훌륭한 인턴 생활을 마친 뒤 정규직으로 가는 '직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한 노하우를 인턴 채용 전과 후로 나눠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조언을 받아 살펴본다.


◇채용 전=인턴도 수시 채용을 통해 뽑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어떤 기업들은 아예 '이력서 등록제도'를 운영하기도 한다. 구직자들이 채용과 상관 없이 이력서를 등록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놓고, 그들이 지원한 이력서를 데이터베이스(DB)로 저장해 놓는 것이다. 이후 인턴 사원이 필요한 시기가 됐을 때 특별한 공고 없이 미리 이력서를 등록해 놓은 지원자들 가운데 우수한 이들을 우선적으로 채용한다. 인턴으로 일해 보고 싶은 기업이 있다면 그 기업이 이력서 등록제도를 운영하고 있는지를 우선 살펴봐야 한다.

기업이 인턴 사원에게 충성심 못지 않게 기대하는 것이 바로 창의력이다. 숙련된 업무능력은 입사 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시속 135km짜리 정교한 변화구보다는 거칠고 투박하지만 150km의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인재를 찾는 다는 얘기다.

창의력은 물론 하루 이틀 사이에 길러지지 않기 때문에 평소 훈련이 필요하다. 신문을 꼼꼼히 읽고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읽으며 메모하고 사유하는 습관을 일찍부터 가진다면 큰 도움이 된다. 일부 기업은 인턴 채용 시 서류전형과 영어그룹토론을 거친 후 1박 2일 동안 워크숍을 실시하기도 한다. 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이 같은 워크숍이 지원자의 창의력을 테스트하는 전형적인 채용 절차라고 입을 모은다.

대부분 인턴 채용의 대상자는 학생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인턴 사원을 뽑기 전에 여러 학교를 방문해 취업설명회를 진행한다. 학교 내의 취업정보센터를 활용해 평소에 인턴 취업설명회를 여는 기업이 있는지 수시로 체크하는 것은 필수다. 운이 좋으면 서류 지원조차 하기 전에 인사담당자에게 직접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기회를 만들 수도 있다.

◇채용 후=높은 경쟁률과 복잡한 전형과정을 뚫고 인턴으로 채용이 됐다고 해도 방심은 금물이다. 정규직으로 가기 위한 첫 걸음을 겨우 뗀 것에 불과하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의 연구에 따르면 10명 중 6명은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에 취직한 지 4년 이내에 그만두거나 이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입사원의 높은 퇴사율로 골머리를 앓는 기업들이 인턴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다른 어떤 덕목보다 충성심과 애사심을 눈 여겨 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업무 능력에서 탁월함을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술자리에서의 태도, 밝은 인사성, 출근 시간 지키기 등 가장 기본적인 부분에서 점수를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턴으로 일하게 됐다면 인턴 생활을 취업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로 삼아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단순히 취업 이전에 실무 경험을 쌓는 정도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인턴 기간 동안에는 일거수 일투족이 늘 도마 위에 올라 평가 대상이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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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긴 시간을 두고 면접 시험을 치른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일만 잘하면 된다는 믿음은 절대 금물이며 사소한 말과 행동으로도 점수를 얻거나 잃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술잔이 거나하게 오고 가는 회식 자리에서의 실수는 곧바로 치명타가 된다.

인턴을 통한 취업은 물론 쉽지 않다. 그러나 직접 취업으로 연결되지 않았다고 해서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 자신이 희망했던 일이라도 실상 경험을 해보면 자신과 적성이 맞지 않아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그만 두거나 직종을 바꿔 이직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앞서 소개한 한 연구 조사 결과가 그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평생직장이 아닌 평생직업의 시대다. 구직자들도 취업 전부터 본인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평생 직업을 찾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가장 빠른 길은 역시 다양한 인턴 경험을 쌓는 일이다.

기업에서 인턴이 하는 일은 사실 천차만별이다. 실무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단순한 잡무처리와 사무보조로 그치는 인턴도 부지기수다.

혹시 회사가 자신에게 하찮은 업무를 맡겼다고 낙담만 해서는 안 된다. 자신에게 맡겨진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되 가능하면 자주 실무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

어느 기업이든 젊은 인재의 신선한 아이디어에는 귀를 기울이는 법. 인턴 시절부터 반짝이는 능력을 보여줬다면 정규직 채용 때 엄청난 플러스로 작용함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인턴 경험은 인맥을 쌓기에도 유용한 기회다. 최근 건실한 중견 기업 가운데 사원추천제로 사원을 채용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인턴 생활을 했던 기업에 채용이 되지 않더라도 인턴 기간에 쌓은 인맥을 활용하면 취업을 준비할 때 언제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결국은 사람이 재산임을 인턴 근무를 하는 동안 명심해야 한다.

도움말=인크루트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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