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애플·삼성전자, 결별수순 밟나

애플, 특허공세 이어 "부품 공급처 바꾸겠다" <br>대만TSMC 애플 A6칩 시험 제조 착수속<br>완전 결별보다는 부품 다변화 차원 분석<br>삼성 기술력 압도… 관계 유지는 지속할듯





스마트폰 특허를 둘러싸고 촉발된 애플과 삼성전자의 갈등이 곳곳에서 균열을 내며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법원에서 특허권을 놓고 맞서다 수입금지 요청에 이르더니 결국 오랜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부품 공급처를 다른 곳으로 바꾸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숨을 죽이며 대형 매치를 지켜보던 정보기술(IT)업계에서는 "양쪽이 이미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며 "한쪽이 나가떨어지기 전까지는 끝나지 않을 싸움"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합의의 여지가 있는 특허 소송과 달리 부품 공급처를 바꾸면 양사가 결국 결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해석이지만 아직까지는 공급처 다변화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대만 TSMC, 애플에 차세대 칩 공급=17일 시넷ㆍ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대만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애플의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칩인 A6의 시범 제조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AP칩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두뇌에 해당되는 핵심 반도체로 PC의 중앙처리장치(CPU)에 해당된다. 로이터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TSMC는 A6칩 생산을 위한 모든 허가를 받아 세부준비를 마쳤으며 애플이 공식 주문할지는 제품의 하자 없는 완성 비율에 달렸다"고 전했다. 그동안 삼성전자에 대한 부품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지를 밝혀온 애플이 향후 차세대 AP칩 공급업체를 TSMC로 변경하려는 구체적인 움직임이 포착된 것. 그동안 삼성전자는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 탑재된 AP칩을 독점적으로 공급해왔다. 지난 1ㆍ4분기에 공급된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등의 규모가 2조1,450억원으로 삼성전자 전체 매출액의 5.8%에 달한다. ◇애플과 삼성 결국 결별하나=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특허전쟁을 벌여온 애플이 부품 공급처를 다변화하면서 결별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허 소송에서 한 치의 양보 없이 맞서온 양측 갈등의 골이 그만큼 깊어질 대로 깊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애플이 삼성전자를 완전히 떠나기보다는 부품 공급처를 다양화하는 중장기 포석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TSMC에서 A6칩을 생산하더라도 삼성전자는 여전히 애플의 주요 파트너로 남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장 기술력 등에서 애플이 원하는 수준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만 후본증권의 윌리엄 왕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부품 공급처를 다양화하려고 노력하고있지만 삼성과는 계속 관계를 유지해갈 것"이라며 "TSMC가 (A6칩을 생산하더라도) 20~30%의 비중을 넘어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업계에서도 당장 TSMC가 삼성전자를 대체할 만한 수준의 물량을 애플에 공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애플과 삼성전자가 특허분쟁으로 대립각을 첨예하게 세우고 있기 때문에 이번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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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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